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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당뇨병 치료 ‘130조 시장’...네번째 K-신약 주인공은?
첫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 발견 100주년
대표 만성질환...국내환자 500만명 추산
대웅·동아·유한 등 국내업체들 신약 매진
뛰어난 혈당강하 효과 등 장점 필수 요인

대표적인 만성질환 중 하나인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치료제 시장도 덩달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미 수 많은 치료제가 나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약업계는 앞으로도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새로운 약물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다만 기존 치료제들이 쌓아온 장벽이 단단한 만큼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전 약물과 다른 차별점을 보여주어야 선택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당뇨병 환자 500만명...인슐린 발견 100주년=정상적인 몸은 식사를 통해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몸 안의 혈당을 적절하게 조절한다. 하지만 인슐린 분비나 작용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기도 하는데 이를 당뇨병이라고 한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경우(제1형 당뇨병)와 비만, 운동 부족, 고열량 식사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못하는 경우(제2형 당뇨병)로 나뉘는데 환자의 80~90%는 후천적인 제2형 당뇨병에 해당한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5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30세 이상 성인의 14.4%는 당뇨병 환자로 파악된다. 그만큼 당뇨병 환자가 많다는 의미다.

이에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어느 치료제 시장보다 규모도 크고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올 해는 최초의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이 발견된지 100주년이 된다. 1921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프레더릭 밴팅 박사가 개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추출했고 2년 후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최초로 인슐린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현재는 당뇨병 치료제로 인슐린을 비롯해 바이구나이드계 약물, 설포닐우레아계 약물, 메글리티나이드계 약물, 치아졸리딘디온계 약물,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등 경구용 혈당 강하제와 GLP-1 유사체 등 주사용 혈당 강하제까지 다양한 치료 옵션이 사용되고 있다.

▶국산 당뇨병 신약 3개...4번째 주인공 위해 ‘각축’=이렇게 환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꾸준히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동아에스티 ‘슈가논’, LG화학 ‘제미글로’, 종근당 ‘듀비에’ 등 3가지 국산 신약이 개발됐다. 하지만 시장이 계속 커지는만큼 국내 4번째 신약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우선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SGLT-2 억제제인 ‘이나보글리플로진’을 개발 중이다. 대웅은 현재 임상 2상까지 마쳤는데 임상에서 혈당 조절 지표인 당화혈색소가 위약 대비 0.9%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임상 3상에 진입했는데 2023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개발 중인 약물에 대한 임상 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동아에스티는 이번 학회에서 신규 작용 기전 신약으로 개발 중인 제2형 당뇨병 치료제 ‘DA-1241’의 미국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DA-1241은 GPR119 agonist(작용제) 기전의 신약인데 GPR119는 췌장의 베타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로 활성화되면 포도당이나 지질 대사 산물의 양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DA-1241은 이 수용체를 활성화해 저혈당 위험없이 식후 혈당을 개선한다.

임상 결과 이 신약은 위약 대비 우수한 혈당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당뇨병 환자에서 약물의 작용이 성공적으로 검증된 것에 힘입어 연내에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속형 비만치료제 신약으로 개발중인 ‘YH34160’의 전임상 효능시험 결과를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발표했다. YH34160은 새로운 식욕 억제 기전을 가진 GDF15 단백질의 지속형 변이체 약물로 주로 뇌에 존재하는 GDF15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식욕 억제를 통한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기존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경우 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로 체중 감량 효과는 있으나 의존성과 심혈관계 관련 부작용 우려가 있었다. 유한에 따르면 YH34160은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와 상대적으로 낮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다.

일동제약도 이번 학회에서 제2형 당뇨병치료제 후보물질 ‘IDG16177’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IDG16177은 췌장 베타세포의 G단백질수용체40을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 GPR40 Agonist 계열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일동제약 측에 따르면 비임상 시험 결과 IDG16177은 체외실험에서 파시글리팜에 비해 더 우수한 활성을 보였고, 파시글리팜보다 100배 낮은 농도에서도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임상시료 확보 등 임상을 위한 제반 준비가 완료된 만큼 임상계획이 승인되는 대로 신속하게 임상1상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년 130조원까지 성장...“기존 치료제보다 장점 있어야 선택”=이처럼 제약사들이 계속해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는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전 세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2015년 511억달러(58조원)에서 오는 2023년 1161억달러(131조원)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단일 치료제 시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데다가 그 시장이 어느 정도까지 확장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현대인의 식습관과 생활습관 등을 고려했을 때 환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치료제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수 많은 계열의 약물과 제품이 나온 만큼 이후에 나올 신약은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함을 입증해야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많은 약물이 나와 있고 환자나 의료진은 한 번 선택한 치료제를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기존 약물보다 월등히 뛰어난 혈당 강하 효과나 부작용을 줄이는 장점이 없다면 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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