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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가자 석촌호수로! 강남역으로!”…‘올해 최다 확진’ 무색한 밤거리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 1212명…올 들어 최다
서울 송파구·강남구 인근 오후 10시 넘었지만 불야성
“술 더 마시러 가자, 석촌호수로!”…음주 계도 ‘골머리’
서울 강남서 20~30대 마스크 벗고 단체로 흡연하기도
경찰, 2주간 코로나 차단 위한 불법 유흥영업 단속 예정

지난 6일 밤 서울 강남구 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먹자골목. 수도권 식당들의 영업 제한시간인 오후 10시가 넘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주희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신주희 기자] “가자! 석촌호수로.”

지난 6일 오후 10시20분께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앞. 인근 먹자골목에서 술을 마시던 인파가 우르르 몰려나와 횡단보도를 보며 이렇게 외쳤다. 이를 지켜보던 50대 A씨는 “나도 부인과 함께 술을 마시러 호수에 간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같은 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개월 만에 1000명을 넘어서 1212명(7일 0시 기준)으로, 올 들어 최다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서울 지역의 밤거리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는 ‘불야성’이었다. 오후 10시부터는 처음으로 서울의 야외 공원 음주가 금지됐지만 시민들은 이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밤늦게 시민들이 석촌호수로 모여들자 이 호수 관리사무소 직원 4명은 2명씩 조를 짜서 오후 10시부터 11시까지 곳곳에서 술을 마시는 시민들에게 “여기서 음주를 하시면 안 된다”며 계도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를 무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 20대 일행은 일어서는 척하다가 직원들이 지나가자 “괜찮아”라며 다시 앉아 술을 마셨다.

‘음주 금지’ 푯말을 든 관리사무소 직원 60대 김모 씨는 “일단 최대한 계도활동을 해보려 하지만 보다시피 음주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6일 오후 10시부터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이 호수 관리사무소 직원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공원 내 음주 금지 계도를 하고 있다. 김지헌 기자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가게에서 오후 10시가 넘었지만 손님들이 자리를 지키며 술을 마시고 있다. 김지헌 기자

석촌호수 인근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 역시 오후 10시가 넘었는데도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오후 10시10분에도 사람들이 상점 곳곳에 모여 술을 마셨다. 자리에서 일어선 한 시민은 “코로나 1000명 시대인데, 사람들 이렇게 바글바글하다고 내일 뉴스 나오는 것 아니냐”며 웃기도 했다.

같은 시각 서울 강남구 지하철 강남역 9번 출구 인근 서초대로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역시 길거리에 나온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 10시가 다 된 시간에도 건물 2층에 있는 한 포장마차가게에서는 뿌연 연기 속에 조명이 반짝거렸으며 가게 손님들이 열린 창문으로 행인들에게 소리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후 10시가 넘자 수백명의 인파가 거리에 쏟아져 나왔는데, 이 중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담배를 피웠다. 일부는 마스크를 벗은 채 약 50m를 활보하다 수십명이 모여 흡연하는 곳에 들어가는 등 거리마다 흡연하는 젊은이들의 담배 연기가 가득했다.

일부 시민은 ‘10시 영업 금지’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무인 사진관’으로 우르르 몰려가기도 했다. 불과 1분도 안 돼 사진관 앞은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20m가량 줄이 생겼다. 강남역 9번 출구까지 이어진 대규모 이동 속에서 일부 시민은 술에 취해 마스크를 턱에만 걸친 채 이리저리 일행을 찾아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방송을 하던 한 시민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미친 듯이, 정말 미친 듯이 많다”고 연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경찰은 같은 날 강남·마포·서초·송파구 등 서울 4개 지역에서 기동대 4개 중대, 260여명을 투입해 집합 금지 명령이 내려진 유흥시설의 불법 영업 실태를 살피고 순찰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찰은 오는 17일까지 2주 동안 유흥시설 불법 영업 특별 단속기간을 지속 운영할 예정이다.

raw@heraldcorp.com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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