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주택관리매입공사(가칭)’를 신설해 국가가 집값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아파트가 무슨 정부미도 아니고 정말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직격했다.

윤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권) 가장 선두에 계신 분은 무슨 아파트를 잔뜩 정부가 쟁여놨다가 가격이 오르면 시장에 팔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는 임차인’ 연설로 유명한 윤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이재명 지사는 전날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주택관리매입공사를 만들어 국가가 주택가격의 하한선과 상한선을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집값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매입공사가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전환했다가,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 시장에 주택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허무맹랑함에다가 원리주의 두 개가 합쳐지니까 감당 못할 얘기들이 막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절대로 시장의 흐름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도그마(독단적 교리)가 머리에 있으니까, 거기다가 표는 또 받아야 되니까 포퓰리즘과 원리주의가 합쳐져서 아주 허무맹랑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참석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 지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기본소득은 극단의 얘기다. 그것은 원리주의보다는 전혀 원리에 없는 포퓰리즘”이라며 “그 후보께서는 양극단의 안좋은 점을 고루 잘 갖고 계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부동산정책 발표 내용을 보면 정말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모든 (민주당) 후보들이 부동산 실패에 대해 다 미안하다고 했다. 실패를 했으면 실패한 원인을 고쳐야 되지 않나”라며 “실패의 원인이 시장의 흐름을 거슬러서 자신들의 도그마를 시장에 강제하는 것 때문인데, 그 방향을 그대로 더 극단으로 몰고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자신의 출마선언에서 문재인 정권을 ‘탈레반’에 비유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오자 “탈레반은 사실 무장세력이 아닌 원리주의자다. 경전에 나오는 원리주의만 머리에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실질적인 정책으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며 “그런 뜻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하태경 의원 등 당내 일부 대선주자들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한데 대해서는 “여가부가 성추행 사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윤미향씨 사건처럼 여성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은폐, 축소하면서 인심을 잃었다”며 “다만, 여가부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얘기할 때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에 대한 기능의 공백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구상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범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는 정권에 대한 분노, 정권교체 의지를 잘 표현하시고 집결시키고 있다고 본다”며 “그 분노의 에너지를 긍정과 창조의 에너지로 바꿔야 되는 것이 과제다. 그 과제를 경선 과정에서 선의의 경쟁으로 더 근사한 것을 만드는 싸움을 해야 된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입당에 대해서는 “그러길 기대하지만 윤 전 총장님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 계산이 있을 것”이라며 “어쨌든 범야권의 동반자인 것은 똑같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출마에 대해 홍준표 의원이 ‘숭어가 뛰니까 망둥어도 뛴다’고 한데 대해서는 “작정하고 하신 말씀까지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숭어만큼 뛰지도 못하는 망둥어가 숭어가 높이 뛰니까 그냥 따라 뛴다는 뜻인 것 같은데, 그러면 내가 돌고래처럼 확 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