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언급한 이른바 ‘대깨문’ 발언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예비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와 이낙연 전 대표 등은 송 대표가 특정 후보(이재명 경기지사) 선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며 경선의 ‘공정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모습이다.

정세균 후보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경선이 막 시작되고 있는데 당 대표가 특정 후보가 확정된 것처럼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이어 “이것은 사실상 편파적 발언의 심각한 문제”라며 “전체적으로 실무진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이고 지혜롭지 않은 경선 관리”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 후보 측과 가까운 최재성 전 정무수석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 대표가 원팀을 얘기하면서 이미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힌 셈”이라며 “당 대표가 당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최 전 수석은 또 “당 대표는 안으로 갈라치기 하면 안 된다. 자기 정치한다는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고도 비판했다.

이낙연 후보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원팀’으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낸 당원들은 모욕감을 느꼈다”며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공정한 경선 관리를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거기에 대해 제가 뭐라고 하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거고 다른 사안으로 번질 것 같아 말씀 안 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을 맡고 있는 조응천 의원은 송 대표를 감쌌다.

조 의원은 이 수석과 같은 프로그램에서 “실제 지난번 경기지사 선거 때도 (상대 당 후보인) 남경필 지사를 찍은 우리 당원들이 꽤 있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며 “하물며 대권에서 상대 후보를 찍는다면 그건 큰일이다. 그런 걱정이 왜 대표로서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소위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누가 (당 후보가) 되면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지사에 대한 일부 강성 친문 당원들의 비토 정서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송 대표는 또 과거 친노 세력의 정동영 후보 비토로 보수 진영의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압도적으로 당선됐고, 그 결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보복의 희생양이 됐다고도 언급했다.

이 지사를 강하게 비토하는 강성 친문 당원들을 향해 사실상 ‘경고’를 던진 것이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송 대표는 SNS를 통해 “대깨문은 우리 지지층들이 스스로 각오를 다지고 주변의 투표 독려를 위해 만든 용어”라고 해명한 뒤 “당대표로서 어느 후보도 배제하지 않고 어느 후보에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게 대표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