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취임 후 당 안팎으로 쇄신을 강조해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한 번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을 향해 쓴 소리를 했다. 이른바 ‘대깨문’으로 불리는 강성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을 정면으로 비판한 송 대표는 “'누가 (당 후보가) 되면 야당이 낫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최근 당내 소신파를 향한 ‘문자 폭탄’에 대해 “제가 당 대표가 되고 나서 변화가 시작됐다. 집단적 린치는 많이 줄었다”라며 “저도 엄청 문자가 들어오는데, 욕하는 문자는 차단한다. 존댓말 쓰는 것은 차단 안 하고 본다”고 했다.

송 대표가 당내 강성 지지층을 지칭하는 ‘대깨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까지 비판에 나선 것은 최근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예비후보 등 일부 후보를 향해 과도한 비난에 나선 데 따른 불만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부 강성 지지층은 당원 게시판 등을 통해 “이 후보가 당 대선 후보가 되면 차라리 야당 후보가 되는 것이 낫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말 정동영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됐고 일부 친노 세력이 ‘정동영보다 이명박이 되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로 안 찍어 500만 표 차라는 압도적 차로 당시 이명박 후보가 승리했다"며 “그 결과 철저한 검찰 보복으로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시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부동산 투기 논란을 언급한 송 대표는 “부동산 문제를 3월에 알고 있었음에도 임명한 것은 대단히 안이한 태도”라고 지적하며 “인사수석이나 민정수석 전체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기들 잘 아는 사이니까, 선의로 안이하게 봐주는 검증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

쇄신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샀던 부동산 정책 문제에 대해서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에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다”라며 “세금을 징벌적 수단으로 쓰면 조세저항이 일어난다. 집 가진 것을 죄악시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국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을 펴내며 최근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언론이 자중자애줬으면 한다. 조 전 장관은 방어권 입장에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고 법정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야권 후보로 출마가 유력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송 대표는 “공정의 가치를 내세웠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불공정하게 출세한 사람”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애초부터 윤 전 총장 임명에 반대했다. 청와대가 특별한 혜택을 줬던 것”이라고 강조한 그는 “자기가 몸담았던 정부를 저주에 가깝게 비판해서 선거 명분으로 삼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