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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군에 하이힐 신게 한 우크라…‘여혐’ 논란
독립 30주년 군 퍼레이드 앞둬
야당 "여군 역시 생명 무릅써"
거센 역풍에 국방장관 신발 교체
하이힐을 신고 퍼레이드 연습 중인 우크라이나 여군 [AFP/우크라이나 국방부·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우크라이나가 대규모 군 퍼레이드 행사를 준비하면서 여군에게는 전투화가 아닌 하이힐을 신기기로 해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끝내 계획을 철회했다.

3일(현지시간) BBC 방송,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전날 여군들이 중간 높이의 힐이 달린 검은 펌프스 신발을 신고 행진 중인 사진을 공개했다.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의 독립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24일 예정된 군 퍼레이드를 준비 중인 사진이었다.

이바나 메드비드 사관후보생은 국방부 정보 사이트에 "오늘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힐 신발을 신고 연습을 했다"면서 "군화를 신었을 때보다 약간 힘들었지만 그래도 노력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하이힐이 규정된 복장 중 일부라고 주장했지만, 공식 행사 등에서 정복을 입을 때나 신는 신발을 현장에서 신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야당 등에서는 성차별주의이자 여성 혐오에 해당한다며 반발했다.

고로스당의 인나 스브손 의원은 "이보다 더 바보 같고 해로운 아이디어를 상상하기조차 어렵다"면서 "남성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여군 역시 생명을 무릅쓰고 있으며, 조롱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방송 아나운서인 마리아 샤프라노바는 국방부가 "성차별주의와 여성혐오에 빠져있다"면서 "하이힐은 뷰티 산업에 의해 도입된 여성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올레나 콘드라튜크 의회 부의장은 당국이 여성을 모욕한 데 대해 사과하고 공식적으로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콘드라튜크 부의장은 1만3500명 이상의 여군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1993년부터 여성의 입대가 허용됐으며, 2018년부터 포수, 저격수, 보병 지휘관 등의 전투병과 복무도 가능해졌다. 현재 장교 4000명을 포함해 여군 규모는 3만1000명 이상에 달한다.

반발이 확대되자 안드리이 타란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결국 사관후보생들과 만나 하이힐을 더 나은 인체공학적 신발로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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