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2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한밤중 ‘협박 문자’를 받았다며 안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안 의원에게 전날 밤늦게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내로남불’이 DNA에 각인돼 지각능력과 윤리감수성마저 마비된 듯하다”고 비판했다.

그가 공개한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안 의원은 “하태경은 김재윤이가 하늘에서 저주할 것이다” “그렇게 살지 마라” “정치인 이전에 인간이 되야지” “얼마나 잘 될지 모르지만 참 딱하다” “김재윤 밟아서 원하는 권력 실컷 가져보시라” 등의 발언을 했다.

사과를 요구하는 하 의원에게 안 의원은 재차 “인간으로서 도리를 하라”며 “고인과 유족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가지라”고 했다.

하 의원은 “제가 협박문자에 대한 사과 요구하자 (안 의원은) 재차 인격모독성 답장을 보냈다”며 “사과를 거부한 이상 이런 분이 계속 국회의원을 해도 좋은지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해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는 “어제 저는 김재윤 전 의원의 죽음이 최재형 탓이라는 민주당 주장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최재형 원장에게 극찬을 보내며 감사원장에 임명했던 분들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제 남이 됐다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은 사건으로 사람을 죽였다고 억지 비난하는 건 내로남불 말고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의원의 논리라면 최재형 감사원장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도 ‘정치적 타살’의 공범이 되는 것”이라며 “안 의원은 제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문자를 보내시라. 또 안 의원께서도 고인의 죽음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안 의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故) 김재윤 전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안 의원 등 일부 여권 인사들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책임론을 제기하자, 하 의원은 지난달 30일 “최재형 감사원장 지명 땐 극찬하더니 남이 되니 정당한 판결까지 ‘타살’이라고 강변하는 궤변이 세상에 어디에 있느냐”고 힐난하며 “송 대표는 민주당의 내로남불 사과 제대로 다시 하라”고 했다.

김재윤 전 의원은 2015년 입법로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에 추징금 5400만원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지난달 29일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의원 사건에 대한 2심 판사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