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 출입기자 등과 인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은 굉장히 중요한 정치 세력"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입당 건과 관련해선 "정권교체를 하는데 국민의힘과 연대, 만약 필요하다면 입당도 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SBS·KBS와 연달아 인터뷰를 갖고 "(국민의힘)입당 문제보다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선 입당 여부를 묻는 말에 즉답을 피했다. 하루 사이 보다 전향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다만 "공정과 상식, 법치를 위반하는 행태에 분노하는 분들을 다 만난 후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을 결정해도 늦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서두르지 않고, 우선은 '민심 투어'부터 소화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곧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 출입기자 등과 인사를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 [연합]

윤 전 총장은 자신과 가족의 의혹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X파일' 논란의 사법 처리를 놓고는 "제가 (수사를)의뢰한다고 수사를 하겠는가"라며 "대한민국 수사 기관의 현실을 다 보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수사 의뢰는)의미가 없겠지만, 필요하면 법적 조치도 하겠다"며 "제가 선출직 공직을 하겠다고 한 만큼 (의혹을 해명할)합당한 근거가 있는 부분은 팩트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그의 장모가 연루됐다는 말이 나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수사에 대해선 "장기간 수사를 했는데 뭐가 있었다면 저를 징계하는 과정에서 그것으로 (저를)내치지 않았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총장 재직 시절)징계 사유에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간 (수사 기관이)무엇을 한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저희 처가와 악연이 있는 사람들이 어떤 진영과 손을 잡고 이쪽저쪽 진영으로 (옮겨다니며)8~9년을 사이버상에서 공격하고, 경우에 따라선 정치 진영에 의해 악용이 돼 정치적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나아가 "공직에 있으면서 수도 없이 검증을 받으며 대부분은 드러난 문제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의 정치권 직행은 내로남불이 아닌가'란 물음에는 "지난 총선에서도 이 정권은 선거를 앞두고 사법 공무원이나 준사법기관의 공무원들을 바로 옷을 벗겨 판사나 검사들을 막 출마 시키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현직 시절 '추·윤 갈등'에서 대립 상대였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선 "갈등이 아니라 본인이 마음대로 한 것"이라며 "제가 그분의 법무부 지휘권을 박탈했나, 그분이 하시는 일을 못 하게 했나. 저는 제 일을 했고, 그분이 제가 하는 일을 부당히 방해해 벌어진 일"이라고 맹폭했다.

추 전 장관의 대선 출마에 대해선 "평가할 필요가 없다"며 "이미 작년에 무리한 일을 거듭하다가 중간에 장관을 그만두지 않았는가. 국민들이 알아서 잘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수사를 놓고는 "수사를 하지 않으면 과연 국민이 법 제도를 어떻게 볼 지(를 고려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회의도 하고 충분히 논의를 해 수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