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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만원으로 400억원 돈방석” 월급쟁이에서 인생 역전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 [캐리소프트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1000만원 자본금으로 400억 돈방석… 비결은 유튜브판 ‘뽀뽀뽀’!”

20년 넘는 월급쟁이 생활을 정리하고 ‘동심 저격’으로 400억 자산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 있다. 키즈 콘텐츠기업 ‘캐리소프트’의 박창신(55) 대표다. 캐리소프트는 박 대표와 아내 권원숙 현 부대표가 2014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한 곳이다. 유튜브 채널 ‘캐리 언니와 장난감’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캐리소프트의 현재 시가총액은 30일 종가 기준 1953억원. 박 대표의 보유 주식은 전체의 21% 수준으로, 그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400억원을 넘어섰다. 이런 결실 전 시련도 상당했다. 2019년 코스닥 상장 이후 공모가 90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지난해 20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 시장 진출 성과가 가시화하는 호재가 이어지며 이날 주가는 2만 8300원까지 기록했다. 특히 증권플러스 운영사 두나무에 따르면 캐리소프트 주가는 올해 상반기 310.88% 상승했다(6월 21일 기준). ‘쿠키런’ 흥행으로 급성장한 데브시스터즈(533.56%) 이어 상승률 2위다.

삼성→기자→창업…“유튜브·키즈에 기회”
‘캐리와 친구들’ 캐릭터. [캐리소프트 제공]

박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삼성정보통신에 입사해 1993년 기자로 전직했다. 20년 넘은 기자 생활을 정리하고 2016년 본격적으로 캐리소프트 대표에 취임했다. 여러 차례 실패하고도 또 창업에 도전하는 ‘창업DNA’ 소유자들인 여타 IT 스타트업 CEO와 다르다. 20년이 훌쩍 넘게 월급쟁이 생활을 하며 차근차근 창업을 준비했다. IT기업을 취재하며 뉴미디어에 대한 감각을 키웠다. 뉴미디어 관련 박사 학위까지 받은 박 대표는 유튜브를 보며 영상과 모바일에 답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대표 콘텐츠인 ‘캐리 언니’는 32년간 방영된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의 ‘뽀미언니’에서 영감을 얻었다. 동물·사물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키즈 콘텐츠와 달리, 실사화된 인물을 형상화했다. 캐릭터 ‘캐리’와 연기자 ‘캐리 언니’를 1대 1로 매칭해 사람에 대한 인기와 캐릭터의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다.

제3대 ‘캐리 언니’ 김신비. [유튜브 채널 ‘Play Carrie’ 캡처]

박 대표가 캐리소프트를 차린 2014년만 해도 국내 유튜브는 초기 시장이었다. 지상파방송이 키즈 콘텐츠에 소홀하다는 점도 공략지점이었다. 키즈 콘텐츠는 언어장벽이 덜해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기에 최적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박 대표의 도전은 유튜브에서 끝나지 않았다.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 ‘캐리TV’를 개국해 유료 VOD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서 출발해 TV까지 진출한 사례는 캐리소프트가 최초다.

캐리소프트는 2019년 사업모델 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이익을 내지 못하지만 전문평가기관에서 사업모델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상장하는 제도다. 매출액은 ▷2018년 99억6800만원 ▷2019년 97억2400만원 ▷2020년 62억3500만원이다.

2016년부터 중국 진출…목표는 ‘아시아의 디즈니’
중국의 어린이날인 지난 6월 1일 중국 안후이성 IPTV에 개설된 ‘캐리와 친구들’ 콘텐츠 서비스 화면. [캐리소프트 제공]

캐리소프트의 목표는 ‘아시아의 디즈니’다. 캐리를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 캐릭터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캐리는 가족을 중요시하는 유교적 세계관을 담은 캐릭터로, 동양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도 담고 있다. 부모와 자녀 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이웃과의 관계 등을 담아 캐릭터를 설계했다.

이 때문에 캐리소프트는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진출에 공을 들였다. 특히 2016년부터 중국에 진출했을 정도로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다. 중국의 유튜브 요쿠(Youku), 중국의 넷플릭스 아이치이(iQIYI), 텐센트 비디오에서 733만 구독자를 확보했다. 자체 채널의 누적 조회 수는 62억6000만뷰에 달한다. 화웨이, 샤오미, TCL 등 모바일기기 제조사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도 자체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전 지역 80%에 달하는 주요 도시와 23개 성(省) IPTV 사업자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빅챈스’와 배급계약을 했다. ‘캐리와 친구들’ 단독 VOD 채널 개설을 통해 PC와 스마트폰은 물론 TV에서도 중국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사업다각화에도 성공했다. 현재 캐리소프트 매출의 70%가량이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IP(지식재산권)사업에서 나온다. 공연, 커머스, 키즈카페, 교육·출판, MD상품, 라이선스 매출 등으로 구성됐다. 콘텐츠 수출뿐 아니라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소비재상품으로 키즈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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