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는 3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권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며 ‘죽창가를 부르다 경색됐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 “일본 극우와 결을 같이 하는 시각 아닌가”라고 했다.
이날 김씨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던 도중 ‘김어준의 생각’에서 “한·일 관계를 우리 정부 때문에 망쳤다고 말하는 게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가당키나 한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계획’을 묻는 일본 NHK 기자에게 “한·일 외교에 접근할 땐 실용주의, 실사구시에 입각해서 해야 하는데 현 정부가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 여기까지 왔다”고 답했다.
이에 김씨는 “윤 전 총장이 출마선언에서 능숙하지 않았다거나 정책이 없고 추상적 발언들만 했다는 지적이 있다”며 “정치인으로 첫 무대니만큼 그런 점도 있었을 것”이라 했다.
이어 “제가 주목한 대목은 한·일 관계 개선 방안에 대한 NHK 기자의 예상된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며 “일본 기자에게 한·일 관계 경색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게 있다고 답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위안부 문제와 강제 징용 판결을 빌미삼은 일본의 경제 도발을, 전 국민 불매운동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독립으로 이겨낸 현재 상황을, 우리 정부 때문에 망쳤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극우와 결을 같이 하는 시각 아닌가. 이 대목이 저는 턱 목에 걸린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씨 발언을 공유하면서 “김어준도 윤석열에게 묻는다”고 적었다. 그는 전날에도 윤 전 총장의 죽창가 비판 발언이 있은 뒤 죽창가 유튜브 링크를 게재하면서 “역사의식 없는 대선출마 선언을 접하고 다시 올린다”며 “일본 정부와 유사한 역사의식에 경악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