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냉각팬’을 탑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가장 최근 제품인 ‘갤럭시S21’ 시리즈에 대해 소비자들이 잇달아 발열 문제를 지적하면서 홍역을 치른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가 냉각팬과 관련한 상표권을 등록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레츠고디지털은 최근 ‘갤럭시S22 울트라 5G’ 제품의 렌더링 콘셉트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냉각팬이 탑재돼 작동하는 동영상을 선보였다. 기기 옆면에 공기를 순환시킬 수 있도록 슬롯을 마련하고, 냉각팬이 이 슬롯을 통해 내부의 더운 공기는 내보내고 대신 차가운 공기를 들여보내는 구조다.
실제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5월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제품에 적용할 목적으로 ‘활성 팬 모드(Active Fan Mode)’ 및 ‘당신의 팬 파워를 발휘하라(Unleash your Fan Power)’는 이름의 상표권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츠고디지털은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2’에 실제로 냉각팬이 탑재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팬은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할 수 있다. 특히 과열을 일으킬 수 있는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는 데 이상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최근 출시된 고사양 게이밍 스마트폰에는 냉각팬이 탑재된 바 있다. 레노버의 ‘레기온폰 듀얼2’나 중국 ZTE의 하위 브랜드 ‘누비아’의 ‘레드매직3’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별도의 게이밍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징조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국 고사양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에 팬 기능이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갤럭시S21 시리즈가 발열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는 점도 냉각팬 탑재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다.
갤럭시S21 시리즈는 지난 1월 출시 직전, 사흘간 무료로 제품을 대여해 사용해볼 수 있는 ‘갤럭시 투고(To Go)’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발열 논란에 휩싸였다. 고사양 게임은 물론 카메라를 구동할 때에도 제품에 40도 넘는 열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삼성은 투고 서비스 이용약관에 ‘제품 리뷰 시 투고 서비스 체험을 제한한다’는 문구를 추가하는 등 이슈 확산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정식 출시 이후 유명 IT 유튜버들이 ‘발열 문제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발열 이슈는 다소 사그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여름이 다가오면서 발열 문제의 불편함을 직접 체감했다는 이용자들의 후기가 다시 쏟아졌다.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갤럭시S21 시리즈를 대상으로 신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단말 발열 개선’을 직접 언급하며 문제를 시인했다.
레츠고디지털은 “내장 냉각팬은 수년 동안 PC나 노트북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돼왔다”며 “많은 갤럭시S21 울트라 사용자가 발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더 확실한 해법을 찾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중적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냉각팬을 적용하기에는 소음이나 방수·방진 등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레노버의 게이밍 스마트폰 ‘레기온폰 듀얼2’의 경우 분당 1만2500~1만5000회 회전하는 팬이 탑재됐는데, 24.7dB의 소음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계 초침,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 수준의 소음이다. 공기를 내보내기 위한 슬롯이 필수적인 만큼 방수·방진 측면에서도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