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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최재형, 감사원 내부망에 “임기 못 채워 미안하다” 퇴임사
감사원, 퇴임사 공개하지 않기로
역대 감사원장 퇴임사서 독립성 강조
사의를 밝힌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감사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사의를 표명하고 대권 출마를 시사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직원들에게 “임기를 못 채워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퇴임사를 남긴 후 감사원의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전직 감사원장과 달리 최 전 원장의 퇴임사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전날 감사원 내부망인 오아시스에 ‘퇴임사’를 올려 내년 1월까지 임기를 못 채운 것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퇴임사에는 정치적 행보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임기를 못 채워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지만 대부분은 감사원의 업무에 관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역대 감사원장이 퇴임사에서 감사원의 독립성을 강조한 만큼 최 전 원장이 남긴 퇴임사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전임인 황찬현 전 감사원장은 “감사원은 향후 정치권 등에서 제기되는 소속 및 기능 재편 논의에 따라, 감사원의 독립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전 감사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돼 문재인 정부 임기 첫해에 퇴임했다.

‘독립성의 역부족’을 토로해 파장을 일으킨 퇴임사도 있다. 양건 전 감사원장은 퇴임사에서 “재임 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고 했다. 양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되고 퇴임했다.

전날 사의를 표명한 최 전 원장은 별도의 이임식을 갖지 않기로 했다. 감사원은 내부 회의를 통해 퇴임사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오후 최 전 원장의 사의를 수리하며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최 감사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장의 ‘자발적 중도 사퇴’는 “문민정부 이후 전대미문”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전날 오전 본인에게 기대된 역할에 대해 고민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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