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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기업들 “연준, 인플레 통제 못할 것”…연준은 MBS 매입 축소 ‘만지작’
41개 글로벌 기업 CFO 85%, 연준 물가 통제 능력 ‘불신’
연준의 잘못된 정책적 판단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연준, MBS부터 매입 축소하는 단계적 테이퍼링 논의
미 워싱턴 DC 연방준비제도 건물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 기업의 상당수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물가 통제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임금 상승 압박으로 경영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은 주택담보대출(MBS) 매입 축소를 검토하는 등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를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 매체가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위원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3분기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85%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을 확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심지어 절반에 가까운 47%가 “전혀 확신하지 않는다”고 답해 물가 상승 전망과 관련해 기업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CNBC는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CFO 위원회 회원이자 41개 글로벌 기업의 CFO를 대상으로 해당 설문을 진행했다.

또 기업들은 향후 6개월동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57%는 인건비 증가가 가장 클 것이라고 예상했고, 38%는 원자재 비용 급증을 전망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늘어나는 비용으로 인한 소비자 가격 상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응답자의 33%가 “비용이 계속 오르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비용 상승의 압박에도 기업들이 연준의 물가 통제 능력에 불신을 나타낸 것은 연준의 잘못된 정책적 판단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최근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와 맥을 같이 한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CNBC와 진행한 별도의 인터뷰에서 현재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하고 있고, 만약 연준이 차후에 물가 진정을 위해 급히 통화정책을 선회한다면 오히려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 에리언은 “우리가 겪는 불황은 보통 가속 페달에서 발을 천천히 뗄 때가 아니라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나타난다”면서 “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준은 미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자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자산매입 축소 시기와 방법 등의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관계자를 인용해 연준이 지난 15~16일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MBS 매입부터 축소하는 ‘2단계 테이퍼링’ 방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연준이 매달 막대한 양의 MBS를 사들이면서 대출 금리를 억제, 최근 미 주택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준 내에서 단계적 테이퍼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이 같은 방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MBS 매입이 모기지 금리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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