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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아이폰 팔면 우린 망해” 사장님들 절박? 밥그릇?
페업 후 임대 문의 표시가 붙은 휴대폰 대리점.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지금도 파리만 날리는데 LG전자가 ‘아이폰’을 팔면 저희는 망하라는 소리죠. 사업 철수한다 해서 재고 처리에도 적극 협조했는데 뒤통수 맞은 기분입니다.”(중소 통신 대리점 사장)

“LG전자가 아이폰 파는 게 왜 문제입니까. 소비자 편익 무시한 밥그릇싸움으로밖에 안 보입니다.”(고객)

LG전자가 자사 오프라인 매장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아이폰을 판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동통신 대리점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상생협약 위반이자, 중소 골목상권 침해라며 격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그 이면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리점업계의 불황이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 개통 증가와 자급제 선호, 무인 대리점 등장으로 통신 유통 대리점업계는 벼랑 끝에 몰렸다. 손님이 뚝 끊기면서 고사 위기 직전이라는 호소도 나온다.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스마트폰 매장. [헤럴드경제DB]
▶대리점업계 “고사 직전인데…엎친 데 덮친 격”

지난해를 기점으로 휴대폰 판매점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와 업계에 따르면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전 2만여개에 달했던 휴대폰 판매점은 현재 1만2000개 안팎으로 감소했다.

매출과 단말기 판매량도 줄었다. KMDA가 250개의 유통 대리점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 유통 대리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단말기 판매량은 60%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통 및 자급제 단말기 구매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통신 3사 공식 온라인몰, 쿠팡·11번가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휴대폰 구매는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e-커머스업체들은 카드 할인·쿠폰 등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배송기간도 1~2일로 단축되고 온라인 개통도 당일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오프라인 판매점을 찾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즉,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통신 유통 대리점업계는 점차 사양산업이 되고 있다.

LG전자 베스트샵 임지와 아이폰 이미지. [LG전자 베스트샵 홈페이지 캡처]
▶“상생협약 위반” vs. “집단 이기주의에 불과”

이런 와중에 LG전자가 베스트샵에서 아이폰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인기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대기업 자체 매장에서 판매하게 되면 자급제를 구매할 통로가 늘어나 영세 대리점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LG전자의 아이폰 판매가 지난 2018년 체결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정면으로 위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사 단말기 외에는 유통하지 않는다’는 협약을 어기는 행위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 편익을 외면한 ‘집단이기주의’일 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 400여개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게 되면 소비자는 더 많은 곳에서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단말기 판매보조금을 많이 주기 때문에 유통 대리점업계가 삼성을 의식해 반발하고 나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밥그릇싸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LG전자와 애플의 협력 가능성에 삼성전자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5세대(5G) 스마트폰 점유율이 애플에 밀리는 상황에서 아이폰 판매 활로가 확대되는 것은 갤럭시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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