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르야니, 아드르야나, 노라티라. [베르나마통신]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병원 실수로 태어나자마자 헤어져 서로 다른 집에서 남남으로 길러진 쌍둥이가 19년 만에 극적으로 만나 자매임을 확인했다.

27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20년 전 클라탄주 코타바루의 병원에서 쌍둥이 자매와 또 다른 여아가 거의 동시에 태어났다.

아드르야니와 노라티라가 쌍둥이 자매고 아드르야나는 부모가 다른데, 쌍둥이 자매의 부모는 병원 측의 실수로 아드르야니와 아드르야나를 집으로 데려가 이란성 쌍둥이인 줄 알고 키웠다. 노라티라는 자신을 낳은 부모가 아닌 전혀 관계없는 부부를 친부모로 알고 컸다.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동네에서 자란 쌍둥이 자매는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만난 경험도 있다.

아드르야니는 몇 년 전 “너랑 똑 닮은 애가 있다”는 친구들의 말을 듣고 노라티라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찾아봤고, 그러다 2019년 3월 코타바루의 한 슈퍼마켓에서 노라티라와 우연히 마주쳤다. 그는 “나랑 닮은 애가 있다는 말은 여러 차례 들었지만, 실제 마주친 그 순간 깜짝 놀라 할 말을 잃고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서로 신기해하며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는 아드르야니는 이후 지난해 8월 19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생일을 올리자 다른 친구들이 “노라티라의 생일도 8월 19일”이라고 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친구들의 주선으로 노라티라가 아드르야니에게 연락했고, 두 사람은 가족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린 뒤 많은 논의 끝에 지난해 9월 유전자(DNA)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두 사람이 쌍둥이 자매일 확률 99.99%였다.

한편 쌍둥이인 줄 알았던 아드르야나는 검사에서 노라티라를 키운 부모의 친딸로 확인됐다. 결국 노라티라는 지난 1월부터 진짜 가족과 함께 살기 시작했고, 아드르야나도 기존 집에서 쌍둥이 자매와 함께 살기로 했다.

두 가족은 변호사를 고용해 출생 병원에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