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이 측근인 지나 콜러댄젤로와의 불륜 장면이 공개되자 결국 사임했다. [EPA]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의 불륜 사진이 유출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일선에 있는 그가 거리두기 규정을 위반했다는 비난이 쏟아지며 결국 사임했다.

후임엔 보리스 존슨 총리 내각의 첫 재무장관을 맡았던 사지드 자비드가 임명됐다.

행콕 장관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존슨 총리에게 전날 밤 사의를 표했음을 알렸다고 밝혔다.

행콕 장관은 전날 “거리두기 규정을 위반한 것을 인정한다. 실망시켜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존슨 총리도 그의 사과에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본다”며 유임 의지를 보였지만, 민심 악화를 막지 못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존슨 총리가 행콕 장관을 해임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행콕(42) 장관이 지난달 6일 오후 런던 보건부 청사 집무실에서 측근 지나 콜러댄젤로(43)와 껴안고 키스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입수해 전날 보도했다.

행콕 장관은 옥스퍼드대 라디오 방송국 시절부터 친구인 콜러댄젤로를 지난해 9월 보건부에 조언하는 비상임이사에 임명했다. 둘은 모두 결혼했으며 자녀가 3명씩 있다.

행콕 장관은 보도 계획을 들은 뒤 바로 집으로 달려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던 부인에게 소식을 전하고 결혼이 끝났다고 통보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지역구에서조차 여론이 악화됐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 설문조사에서는 행콕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답변이 49%로 계속 있어야 한다는 답변(25%)을 압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가족 단체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행콕 장관이 물러나지 않으면 해임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영국 정부는 행콕 장관의 불륜 행각이 있었던 날로부터 10여일 후인 지난달 17일에야 방역 규제를 완화해 식구가 아닌 사람과 포옹할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 유가족 단체 관계자는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행콕 장관이 봉쇄나 새로운 규제를 발표한다면 누가 들으려 하겠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