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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적북적]미중패권전쟁, 반도체 신냉전이 시작됐다
미중경제전쟁 무역분쟁 이어 체제경쟁으로
美 화웨이 제재 치명타, 하이실리콘 퇴출 수순
中 2차 반도체 굴기 총력전, 플랜B 가동

美도 반도체 파격 지원, 40%세액공제
반도체 수급불균형 2025년까지 지속
4차산업시대 반도체 생산능력은 필수
“2021년을 강타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 부족은 산업 구조의 변화와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설비 투자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 전형적인 수급 불균형입니다.(…)전 세계 반도체 생산 설비 증설은 미국이 투자세액공제를 40%까지 제공하는 2024년까지 미국 위주로 이루어질 전망입니다.”(‘반도체 투자전쟁’에서)

#2020년 2분기 중국 스마트폰과 반도체 산업은 경사를 맞았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애플을 물리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중국 기업 최초로 글로벌 톱10 반도체 기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AP반도체 시장에서 3위로 도약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미국이 곧장 화웨이 제재에 나섰을 때만 해도 치명적이진 않았다. 그런데 영국의 대표적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ARM은 AP의 기본적인 시스템반도체 설계구조 및 IP를 제공하는 글로벌 표준화 기업으로, 하이실리콘은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해 그들이 설계한 AP칩인 기린 프로세서를 더 이상 만들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미국의 압박으로 2020년 9월부터 세계 최고 하이엔드 반도체 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가 화웨이, 하이실리콘과 결별하면서 하이실리콘은 사실상 퇴출 위기에 몰렸다.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과 시장점유율도 급락하고 있다.

미중 반도체 전쟁 1라운드는 미국의 승리로 끝난 모양새다. 화웨이 사태를 겪으며 중국은 반도체산업 내재화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 2차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있다.

미중 경제전쟁의 중심은 사실상 반도체다. AI,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의료, 스마트홈 등 지금 모든 분야에 반도체는 필수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바이든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을 불러모으고, 시진핑이 2025년 반도체 독립에 박차를 가하는 등 반도체를 둘러싼 패권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이라는데 왜 반도체가 부족해 자동차 생산을 멈춰야 하는지, 중국이 엄청난 반도체 투자에도 글로벌경쟁력에 크게 못미치고 생산에 애를 먹는지 반도체 공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베테랑 애널리스트인 김영우 연구원은 ‘반도체 투자전쟁’(페이지2)에서 반도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중 패권전쟁의 드라마틱한 현장을 중계한다. 4차산업혁명시대 반도체가 왜 중요하고,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한 이런 시기에 투자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명쾌하게 제시한다.

저자는 우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의 변화에 주목한다. 메가트렌드는 미중 패권경쟁과 탈세계화, 양극화로 모아지며 비대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저탄소 환경경제를 가속화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밸류체인에의 지나친 의존을 피하고 각자가 공급망을 자국 또는 경제블록 내부에 구축하는게 필요하다. 특히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제조 등의 분야는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과제다.

저자는 이어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등 반도체 산업의 특징과 구조를 찬찬히 설명해나간다.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위주로 발달해왔으며, 세계 시장은 5G시대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중이다.

거의 모든 제품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는 설계와 생산, 포장이 고도로 글로벌 분업화된 상태다. 파운드리는 외부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전문업체로 대만의 TSMC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파운드리 기술은 5~6년 뒤쳐져 있으며, 미국의 기술제한으로 더 밀리고 있다.

현재 벌어지는 미중 반도체 전쟁은 여느 지상전 못잖다. 미국은 화웨이를 재기 불가능한 수준까지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하면서, 현재 앞서가고 있는 5G 등 통신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지 못하게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부문 세계 1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세계 2위,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0를 차지하는 중국의 대표 국영기업이다.

화웨이 제재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중국은 플랜B로 칭화유니그룹의 UNSOC를 활용하고 있다. 저가 제품 위주의 AP모델을 만들어온 UNSOC는 화웨이의 도움으로 2020년 6mm기반의 5G AP모뎀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저자는 바이든 시대 미중패권전쟁을 무역분쟁과 기술분쟁을 넘어선 체제 경쟁으로 정의, 동맹을 우선으로 중국 견제의 빠른 블록화를 예상한다. G1을 내세운 미국의 경제 재건의 중심에도 반도체 굴기가 있다. 미국은 취약한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지원금과 연구개발에 과감한 액션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안에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경우, 최대 40%까지 환불해주는 세액공제프로그램까지 내놨다.

미국은 75%에 달하는 TSMC의존도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점령할 경우, 산업에 심각한 위협이 예상된다. 반도체는 곧 국가 안보이기도 하다. TSMC와 삼성전자 등 하이엔드 파운드리 유치와 함께 인텔을 국가 산업적 측면에서 적극 키우고 있는 이유다.

저자는 모빌리티 혁명과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로 반도체와 파운드리의 폭발적 수요가 202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책은 미국의 반도체 굴기에서 한발 더 나간 경제패권 전략, 삼성전자의 선택과 화합물 반도체 시대 등 미래 반도체 산업도 일별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반도체 투자전쟁/김영우 지음/페이지2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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