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청년들이 연이어 대선 경선 일정 연기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일부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계속되는 연기 논란에 청년 최고위원에 이어 전ᆞ현직 대변인들도 “경선 논란에 민망하다”라며 “원칙대로 경선하자”고 주장했다.

최지은 민주당 국제대변인은 23일 “대통령 후보 경선 일정에 대한 논란이 민망하다”라며 “민주당이 내부 경선 일정과 관련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모습을 보여서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일을 원내 의원들이 비공개로 토론하면서 원외 인사를 포함한 모든 당원들은 구경꾼이 됐다”라며 “몇 시간 동안 토론을 했다더니, 결국 25일로 결정을 미뤘다. 구성원을 통합해야 하는 송영길 대표님과, 경선을 연기하자고 주장하는 분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만, 지금은 경선 일정이 아니라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것인가를 논의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헌 당규에서 정해놓은 원칙을 바꾸는 것을 여론도 반대하고 있는데 결정까지 미루어지니 국민들 보기가 민망한 지경”이라며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집권 여당의 역할은 어떻게 이길 것인가 뿐만 아니라,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에 대해, 경제, 민생, 외교 모든 분야에서 정교한 비젼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심판을 받는 ‘책임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경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 전 대변인은 “경선 연기 이유 중 '코로나 국면에서 흥행이 어려우니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 큰데, 지난 보궐선거 때 국민의힘은 코로나19 정국이 아니었는가.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만 코로나를 피해갔는가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경선을 2달 연기하는 것만이 지지율 상승의 요건인지 질문한다”라며 “지난해 8월 토론을 거쳐 전당원 투표로 국민과 당원에게 약속한 것을 이토록 쉽게 저버려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원칙이 한번 무너진 상태에서는 5:5 투표 방법을 놓고 후보자들마다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하자고 한다면 막을 명분도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민주당은 국민들께 상당한 실망을 안겨준 당”이라고 강조한 이 전 대변인은 “원칙대로 경선하고, 정기 국회에 집중해 민생법안들을 통과시켜야 한다”라며 “집권 여당의 경선 연기로 시끄러운 모습이, 삶이 팍팍한 국민들께 어떻게 보일지를 국민 시선에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 이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대선 경선 일정 논의에 나섰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25일 대선기획단을 통해 일정을 보고받은 뒤 경선 일정을 최종 확정키로 했다. 다만,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80일 후보 선출 규정에 맞춘 계획안’을 제출받기로 하며 당내에서는 “경선 일정을 연기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일부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경선 연기 요구가 강해 당내 파열음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내 청년들의 경선 연기 주장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이동학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애초에 의원총회를 여는 것에도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찬성과 반대로 나뉜 주장의 선의와는 별개로 결국 이견을 확인하고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경선 연기 주장을 공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해진 경선 시기를 연기하냐를 두고 다투는 그림으로 또다시 국민들께 실망을 드리고 있는 것에 큰 책임을 느낀다”라며 “충격적인 재보궐 민심을 확인하고서도 반목과 대립의 내용을 민생이 아닌 이슈로 가져가는 것은 그나마 민주당에 남겨둔 마음마저 거두게 만들어버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