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미, ‘워킹그룹 종료’ 두고 혼선…양국간 대북 실무협의체는 존속할 듯
성김, 전날 간담회서 “워킹그룹 재조정” 발언
외교부 “한미,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 합의”
워킹그룹, 공식기구 아냐…실속있는 협의가 중요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 가운데)와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오른쪽 가운데)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나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한미 워킹그룹의 행방을 두고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다른 설명을 내놓으면서 혼선이 생겼다. 그러나 한미간 상시 협의구조에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닌 만큼 전문가들은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지적한다.

2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전날 외교안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서울 중구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간담회를 갖고 워킹그룹의 운영방향을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21일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통해 양측이 ‘종료를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종료는 맞지 않은 것 같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워킹그룹은 지난 2018년 정부가 남북협력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제기되자 미국 재무부를 비롯한 관련부처와의 조속한 협의를 위해 마련한 양국간 실무협의체다. 외교부와 국무부를 중심으로 통일부와 재무부, 상무부, 산업통산자원부 등 관련 실무자들이 포괄적으로 정책을 조율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9년 타미플루 대북반출이 지연되면서 남북협력사업을 통제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한미 워킹그룹’이라는 이름 자체를 한국에서 ‘미국의 간섭’으로 인식하는 것을 우려해 종료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미국의 대북정책과 한국의 대북사업을 상시 조율해야 하고 관련부처 관계자들과도 지속 소통한다는 기존 협의구조에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니다. 워킹그룹이라는 이름만 사라질 뿐 실질적인 협의구조에 변화가 있는 건 아니란 뜻이다. 김 대표의 발언은 그런 점에서 워킹그룹이 ‘종료’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워킹그룹은 곧 제재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의제를 넓히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고위관료는 “워킹그룹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뿐, 대북정책을 두고 한미간 협의는 계속 이뤄져왔고, 관련부처도 필요할 경우 협의를 계속 해왔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강해져서 대북반입 절차가 까다로워졌다는 사실이 워킹그룹의 종료로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미간 대북정책 조율은 기존대로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통일부는 미국 국무부와 직접 협의하는 정례적인 협의체를 구성하고자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