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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2세 얻고 더 강해졌다” 3쿠션의 타이푼
3쿠션 WGP 출전…“조명우가 내가 본 가장 뛰어난 플레이어”
‘저승사자 룩’ 즐기는 터키 최강자, 알고보면 스윗남
‘저승사자 룩’ 차림의 타이푼 [파이브앤식스 제공]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터키는 3쿠션 당구 강국으로 손꼽힌다. 동호인 규모는 한국이 세계최대지만, 선수층은 터키가 더 두텁다고 한다. 자국 선수권대회를 하면 참가자 수로 세계기록을 세우곤 한다니 말이다. 세계랭킹 5위의 타이푼 타스데미르(46)는 그 중에서도 최정점에 버티고 선 사나이다.

별명은 없다고 한다. 하긴 이름 ‘Tayfun’ 자체가 타이푼(Taifun)이라 태풍처럼 강렬하니 딱히 별명이 필요하지 않다. 연배 이상으로 느껴지는 노안과 어두운 피부 톤에 검은색 팬츠와 검은색 드레스셔츠에 검은색 베스트까지 받쳐입는 ‘저승사자 룩’을 즐기다보니 그 존재감도 이름값만큼이나 강렬하다.

그는 코로나로 세계가 위축됐지만 홀로 행복한 순간순간을 보내고 있다. “(작년) 코로나가 막 시작됐을 때 내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커다른 기쁨이었어요. 뿐만 아니라 전보다 더 많은 훈련을 할 수 있었어요. 2세를 보고나니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7월 1일부터 열리는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 출전과 관련해서도 “충실히 준비해 왔다고 자부한다”며 “대회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는다. 세계랭킹으로 봐도 당연히 우승후보군 중 한명이다. “스스로 평가하기는 쑥스럽지만 5~6포인트(2m 안팎의 거리)의 원거리 샷에 자신있다”는 그의 하이런(최다연속득점) 기록은 21점이며 비공식으론 무려 33점이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큐팁부터 다듬는다는 그는 소속사 DS에서 나오는 팁과 초크, 그리고 후원사 프레대터의 팁과 초크를 날씨에 따라 골라서 쓴다. 강함속에 숨겨진 섬세함이 읽힌다.

만1살 아들과 함께 한 타이푼 부부 [타이푼 본인 제공]

아닌 게 아니라 그의 실체는 세심하고 다정다감한 ‘스윗남’이다. 저승사자의 껍질을 벗겨보니 달콤한 터키 특산 젤리과자 ‘터키시 딜라이트’였달까. 훈련이 없을 때는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과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타국 여러 선수와도 두루 친한 편이다. 최고라고 생각하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자국 선배 세미 세이기너와 후배 무랏 나시 초클루, 그리고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을 꼽았다.

이 이야기를 접수한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대회사를 통해 연락이 왔다. “조명우가 내가 본 선수중 가장 뛰어난 플레이어”라는 말을 꼭 추가해 달라는 전언이었다. 조명우(세계 10위)는 김행직(세계 8위)을 잇는 차세대 대표주자로, 실력은 물론이거니와 나이답지 않은 귀여운 외모와 붙임성 있는 캐릭터로 주위 동료는 물론 여성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선수다.

타이푼은 지난 2019년 LG 유플러스 3쿠션 마스터스 대회 우승자인 조명우와 그 대회 준결승에서 만나 패한 적이 있는 사이다. 타이푼이 갑자기 조명우를 치켜세운 것은 개인적 친분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국뽕 열차’에 탑승해 반사이익을 보려 한 걸까. 아무튼 군 복무중인 조명우는 이번 대회에는 불참하며, 내년 2월 제대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잦아지고 태풍이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여름, 터키에서 발생한 초강력 태풍이 한반도에 바짝 접근했다. 경탄의 ‘헥토파스칼 샷’을 곧 육안으로 목격할 수 있다.

yjc@heraldcorp.com

근엄한 얼굴로 수구 궤적을 지켜보는 타이푼 [파이브앤식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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