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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이츠에선 음식 안 판다” 화난 사장님들 ‘불판 운동’
쿠팡 탈퇴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쿠팡이츠로는 주문 안 받아요.”

쿠팡이츠에 입점한 식당 자영업자들의 ‘불매·불판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식당 주인을 향한 진상고객의 횡포에도 방관자로 임하는 쿠팡이츠의 태도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기 이천의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를 둘러싸고 일어난 ‘쿠팡 탈퇴운동’과 더불어 또 하나의 반(反)쿠팡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오후부터 쿠팡이츠 탈퇴를 인증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 탈퇴 동참했습니다’ ‘저는 쿠팡이츠를 버리겠습니다’ 등 제목의 글이다.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이츠 탈퇴를 인증하고 독려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쿠팡이츠 입점 자영업자들의 ‘불매·불판운동’ 중심에는 과도한 환불 요구나 ‘리뷰 테러’로 횡포를 부리는 일부 고객을 쿠팡이츠가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쿠팡이츠는 배달 지연이나 음식 훼손, 배달 실수 등 단순 변심이 아닌 이유로 고객이 환불을 요청할 때, 그 변상 책임을 배달기사나 식당에 지운다. 문제는 실제 음식이 훼손되지 않았음에도 단순히 기호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청하는 ‘진상고객’이다. 특히 배달앱에 노출되는 리뷰난에 부정적 평가를 남기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끝내 환불을 받아내는 고객도 있다.

자영업자들은 쿠팡이츠가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내는 ‘블랙 컨슈머’를 적발하고 중재에 나서주길 바라지만 소비자를 우선하는 정책 때문에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고객 갑질과 쿠팡이츠 측의 무성의한 대응을 둘러싸고 발생한 한 자영업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져 공분을 키웠다.

고객 갑질을 고발한 MBC '뉴스데스크' 화면. [MBC 화면 캡처]

전날 MBC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최근 고객으로부터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집요한 항의를 받았고, 결국 사과와 함께 환불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통화를 통한 폭언과 리뷰 테러 등이 이어졌지만 쿠팡이츠는 중재하기는커녕 “기분이 안 좋아서 주문 건을 전체 다 취소해 달라고 한다”며 고객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만 했다.

A씨는 쿠팡이츠와 통화하던 중 정신적 압박을 받아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이 같은 사정을 지인들을 통해 전달받은 쿠팡이츠 센터는 “그래도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장님에게 전달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고객은 이전에도 해당 식당에서 20여만원어치 환불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앞서 지난 17일 발생한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건을 둘러싸고 거세지고 있는 쿠팡 불매운동 역시 쿠팡이츠 입점 자영업자들의 ‘불판운동’ 참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지난 11일 해외 시장 전념을 이유로 한국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는데, 이로써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물류센터 화재 발생 5시간 후에 알렸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쿠팡 배송 및 물류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가 9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창업자가 사과보다는 책임 회피의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이는 이유다.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연합]

여기에 쿠팡의 안전불감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화재 초기에 스프링클러가 8분 동안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작동 오류로 인해 작업이 지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누군가 스프링클러를 수동으로 폐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논란들을 둘러싸고 기업의 도덕적 책임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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