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대선주자 ‘1강’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후보 경선 일정 연기를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앞두고 거듭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연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계파 대결’로 불거진 경선 일정 논란에 이재명계 의원들도 거듭 연기 반대를 주장하고 나서며 결집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개 식용 및 반려동물 매매관련 제도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 집단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경선 일정 연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갈등 국면에서 통 크게 (연기 주장을) 받아주면 대범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유리하다는 점을 모를 만큼 제가 하수는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고 소탐대실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경선 시기를 두고 다툼이 발생하고 갈등이 생기니 이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의견을 수렴해 특별당규를 만든 것”이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하는 것이 이기는 길’이라고 말했었다”고 했다.

행사와 동시에 국회에서 시작한 의총과 관련해서는 “의총은 (경선 일정 문제를) 논의할 권한도 없고, 결정이 이뤄지지도 않을 것”이라며 “원칙은 원래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선 상대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지지하는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무위원회에서 경선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그분들 나름의 생각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의 주류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는 “요약된 비슷한 내용을 보긴 했다”라며 “유사한 경험을 많이 한 입장에서 윤 전 총장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떤 의혹도 피할 수는 없다. 시간을 끌수록 관심은 증폭되기 때문에 정치인은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에 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혔다는 당 안팎의 우려에는 “지지율이라는 것은 결국 바람 같은 것”이라며 “실적과 성과로 증명하고 신뢰를 조금씩 쌓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겸허하게 국민들에게 평가를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경선 일정을 주제로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는 의총을 두고 이재명계는 뭉치는 모양새다. 이날 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 30명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 이 지사는 15만 명 규모의 대선조직인 ‘공명포럼’ 창립식에 연이어 참석하며 세를 과시했다.

이재명계 의원들도 의총 직전까지 경선 연기 주장을 공개 비판하며 의총 직전까지 세 결집에 나섰다. 이규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은 지난해 특별당규 제정에 나서는 이유로 ”조기에 경선룰을 확정함으로써 당내 경선룰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밝힌바 있다라며 이 지사를 비판한 최문순 강원지사에 반박했다.

강문규·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