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왼쪽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 클럽하우스 M라운지에서 열린 ‘도심공항, 어떻게 할 것인가?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모색’ 주제 공동 토론회에 참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연기론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정세균 전 총리·이광재 의원이 22일 여의도에 한데 모여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

당 지도부가 이날 대선 경선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한 가운데 경선 연기 필요성을 주장해온 반(反)이재명계가 한자리에 모이면서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여의도 서울마리나에 한데 모여 ‘도심공항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로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이 의원은 이날 토론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이길 수 있는 가능성 높을 때 경선 하는 게 좋다”며 경선 연기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4.7 재보선에 이어 또 원칙을 깨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저희가 후보 내지 말아야 할 것을 바꾼 것은 ‘벌을 받아야 하는데 안 받겠다’고 한 것이니까 원칙의 문제고 지금 경선은 중대한 시기 반영해 당무위에서 결정하는 게 현명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가장 좋은 것은 이재명 지사가 통 큰 양보를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노무현 후보 때도 앞서나간 사람이 불리할 때 양보하면 국민들이 더 큰 지지 보내주더라”고 이 지사 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는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토론회였지만, 참석한 3인의 대선 주자들이 경선 연기에 있어 사실상 ‘반이재명’ 공동 전선을 형성해온 만큼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전 대표는 이 의원을 향해 “정책의 화수분”이라고 치켜 세웠고, 이 의원은 “두 분 (전직) 총리님께 나라를 맡기면 나랏일을 정말 편안하게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덕담했다.

이 의원은 “오늘과 같은 제2,3의 토론회가 이낙연, 정세균이 부르면 가겠다”며 “함께 정책을 실천해서 권력과 정치가 만나는 자리 그리고 민주당이 집권하는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특히 “오늘 이 자리는 가짜 약이 아니고 진짜 약”이라며 이 지사를 직격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당내 경선 연기론을 두고 “가짜 약장수들이 묘기를 보이거나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다가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경선 일정 갈등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지사 측과의 깊은 감정의 골을 그대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윤호·배두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