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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합의 ‘먹구름’...바이든 외교 시험대
강경보수 대통령 당선 소식
이란측 협상대표 “회의 중단”
협상타결 임박 속 재개 불투명
이스라엘, 연일 對이란 강경론
2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위쪽). 나프탈리 베네트(아래쪽 사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TV 중계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강경 보수 성향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잔혹한 사형집행인”이라며 “대량 파괴 무기(핵무기)를 갖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로이터·AP]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이름이 오른 강경 보수 성향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당선되면서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과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이날 접촉 후 본국과의 조율을 이유로 일단 회의 중단을 선언했다.

당사국 간 이견이 좁혀지긴 했지만, 아직 주요 이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향후 회의 재개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 협상 대표인 압바스 아락치 외무부 차관은 이란 국영TV에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협상) 타결에 근접했지만, 타결까지의 거리가 남아 있으며 이를 연결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표는 구체적인 협상 재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차례 이란 핵합의 복원을 공언해 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속내도 복잡하다.

사형 집행, 죄수 상대 고문 등 비인간적인 조치로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19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는 점이 협상 진행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미 ABC 방송과 인터뷰에 나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과 당사국 간에 제재와 이란의 준수 사항 등 핵심 이슈에 관해 좁혀야 할 거리가 상당하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 중 어떤 것을 풀 것인지가 아직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 우방이지만 이란 핵합의 복원만큼은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설득하는 것도 바이든 행정부에겐 풀기 힘든 숙제다.

당장 이스라엘에선 라이시의 당선 이후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야 한다는 등 연일 대(對) 이란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TV 중계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라이시가 자유로운 선거가 아닌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뜻에 따라 선출됐다”며 “라이시 당선은 세계 강국들이 핵합의 복원 이전에 현실을 자각하고 그들이 누구와 함께 일하는지를 깨닫는 ‘마지막 경고음(final wake-up call)’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잔혹한 사형집행인의 정권이 대량 파괴 무기(핵무기)를 갖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경 보수 라이시의 당선에도 타결 직전까지 온 이란 핵합의가 예정대로 복원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ABC 인터뷰에서 “핵 합의를 부활할지에 대한 결정권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있다”며 “(라이시 당선이)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베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오스트리아 협상을 통해 타결 가능성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며 “8월 중순 이전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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