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강한 대한민국, 경제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등 여권 내 ‘빅3’ 대선주자 중 첫 공식 출사표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불평등과 대결하는 강한 대한민국의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며 대권 도전의 뜻을 밝혔다.

민간기업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17년 간 근무한 경험 등 다른 대권 주자들보다 실물경제에 밝다는 ‘경제통’ 이미지를 중점 부각한 출마 선언이다.

정 전 총리는 “대한민국의 구조적인 불평등의 축을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일상의 회복은 없다고 단언한다”며 “다 지어진 밥을 퍼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필요한 건 새로운 밥을 지어내는 역동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대통령의 세 가지 원칙으로 ‘상생의 혁신, 사회적 대타협 통한 소득 4만불 시대, 돌봄국가’를 제시하면서 ▷대기업 대주주들에 대한 배당과 임원 및 근로자들의 급여 3년 간 동결 ▷그 여력으로 하청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 인상과 근로자 급여 인상 추진 ▷비정규직 우대 임금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청년고용 국가보장제’의 한시적 도입,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공공분양아파트 30만호 공급 계획 등도 밝혔다. 특히 공공분양아파트의 절반인 15만호는 ‘반값 아파트’고, 나머지 15만호는 ‘반의 반값’으로 공급한다는 설명이다.

정 전 총리는 “부동산은 국민의 박탈감을 유발하는 자산 격차의 시작이다. 저는 부동산을 잡을 게 아니라 부동산을 짓겠다”며 국가가 국민에게 돈 걱정 없는 편안한 주택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청년·서민에게 공공임대주택 ‘공급폭탄’을 집중 투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또 “검증 받지 않은 도덕성, 검토되지 않은 가능성은 국민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며 지도자의 도덕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대권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을 겨냥, 도덕성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불평등 척결과 청년 희망 복원, 지역격차 해소, 남북 평화 공동체 등 우리 사회 과제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지금까지 살아 온 삶 전부와 앞으로 살아갈 모든 여생을 기꺼이 바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출마 선언식은 내빈 소개, 정치인 축사 등을 과감히 생략하고 정 전 총리가 2030 청년세대와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토크쇼’ 방식으로 구성됐다. 기존의 뻔한 출마 선언 방식을 탈피하고 짧고 임팩트있는 출정식을 꾸렸다는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전 대표, 김두관·이광재 의원 등 당내 대권주자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40여명 가량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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