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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가 절 흉기로 찔렀잖아요”…11살 소년이 뒤집어놓은 재판장
살인범이 자신 변호하다 아들 증언에 발목
재판 관련 이미지. [123rf]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여자친구와 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의 한 남성이 무죄를 밝히기 위해 열한 살 된 아들을 증인으로 세웠다가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끌어내 조롱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로니 오닐은 배심원들을 향해 여자친구와 딸을 살해하지 않았다며 변론을 시작했다.

그는 극적인 모두 진술에서 “가장 악랄하고 거짓이며 꾸며진 허구들이 다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있던 열한 살 아들을 증인으로 내세웠으나 오히려 대질심문에서 범행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힐스버러카운티 탬파시에 사는 오닐은 2018년 여자친구 케냐타 배런과 뇌성마비 아홉 살 딸을 살해하고, 아들도 흉기로 찌른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로 판결되면 그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배런이 먼저 자녀를 공격해 이를 막다가 정당방위로 죽이게 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런 그가 이날 재판에서 사건 당시 유일한 생존자인 아들이 영상을 통해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자 변호인 자격으로 질문에 나섰다.

오닐은 먼저 “내가 그날 밤 너를 다치게 했니?”라고 물었고, 이에 아들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오닐은 “내가 너를 어떻게 다치게 했지?”라고 되물었고, 아들은 “아빠가 저를 흉기로 찔렀다”고 단호한 어조로 답했다.

자신의 범행 혐의를 회피하려다 반대로 범행 사실을 드러내는 결과가 나오자 “오닐이 자신을 변호하려다 재판을 서커스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은 오닐이 배런을 폭행한 뒤 총으로 쏴 죽였으며 망치로 딸을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흉기에 찔린 아들은 불이 난 집에서 도망쳐 나온 덕분에 살아남았으며, 이후 검찰에 “아빠가 엄마를 죽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악의적으로 왜곡된 것이라면서 “다른 증거들을 보면 내가 배런을 때리거나 총을 쏜 장면을 아들이 제대로 목격한 적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아들은 사건 당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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