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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화·민주화 담론으로는 이젠 한계…양극화·젠더·세대갈등 풀 ‘공정’ 방점 [이준석 신드롬<하>]
산업화·민주화 수혜 ‘MZ세대’
‘공정·젠더’로 담론교체 신호탄
전문가 “체계화 못하면 백래시”

이준석(36) 국민의힘 대표는 한국사회 산업화·민주화의 수혜를 모두 받고 자란 1980년대생 밀레니얼-Z(MZ)세대다. 그가 산업화 세력으로 대변되는 성장 담론, 민주화 세력이 이끌어온 복지 담론을 넘어 ‘공정’, ‘젠더’ 등의 담론을 핵심으로 내걸 수 있던 이유다.

반면, 산업화·민주화 세력은 지난 30~40년 간 상대 진영의 성취를 어떻게든 깎아 내리고 대립과 갈등을 일삼으며 기득권을 이어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이제는 이준석이 쏘아올린 ‘포스트 산업화·민주화’ 담론이 양극화 등 우리사회 모순을 새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느냐가 주목할 포인트이자, 그에게 남겨진 숙제로 볼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 사회가 1987년 체제, 민주화 단계에 진입한지도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다. 그 다음 단계를 고민할 시점이 원래 문재인정부였는데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며 “시대교체, 세대교체 물꼬를 튼 이준석이 성공한다면 그 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는 동안 산업화·민주화 세력 갈등이 계속돼 협치가 전혀 안됐다. 서로가 한 쪽은 무능하고, 한 쪽은 청산해야 할 과거로 봤는데 이준석 당 대표 후 청년정치에 대한 언론 보도 빈도부터 크게 높아졌다”며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30은 지금까지는 4050이 깔아준 판을 따라갔지만, 이제는 공정과 실력주의를 논하고 있다”면서 “정치가 청년세대의 관심을 대변하겠다는 흐름에 이준석 대표가 모멘텀을 준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이준석은 불을 지폈을뿐 앞으로 던져진 숙제를 풀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이준석 바람이 불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내용, 철학, 가치 등을 체계화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아직 청년들이 조직적으로 모여서 뭘 해나가는 흐름이 형성되지 못한 건 한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세대교체의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새 담론이 다시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새 담론이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재묵 교수도 “새 담론이 피상적 논의에 그칠 경우 ‘백래시(역풍)’가 올 수도 있다. 기성세대가 바로 공격에 들어갈 것”이라며 “기회의 평등, 공정, 실력주의에 대한 철학적·정책적 논의와 숙의가 이어져야 대선에서도 중요한 정치적 화두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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