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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세기 생활·부장용 분청사기 등 해외 밀반출 문화재 92점 회수
문화재청, 대전지방경찰청 공조 수사
국제택배·여행가방 은닉 밀반출 11명 적발
갑진계춘의계소비 돈궤, 율곡전서 목판본도
“아직 문화재 지정 안됐지만, 지정가치 충분”
의심물품 반출때 ‘비문화재확인 절차’ 거쳐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율곡선생 전서 목판본, 주자대전, 18세기 상인조직 의계용 목기류, 15세기 생활용·부장용 분청사기인화문장본 등 공식 문화재 지정 가치가 충분한 일반동산 문화유산 92점이 범죄자들에 의해 하마터면 국제 미아가 될 뻔하다가 경찰과 문화재청의 공조로 구사일생 귀환했다.

해외 밀반출 되려다가 문화재청과 대전경찰의 공조로 무사 귀환한 율곡선생 전서 목판본, 주자대전 등 전적류들.
분청사기가 생활용품 혹은 부장품으로 쓰였다. 15세기 분청사기인화문장본(粉靑沙器印花文獐本)도 하마터면 해외에 밀반출될 뻔 했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대전지방경찰청(청장 송정애)과 공조수사를 통해, 2018년 부터 2020년 까지 최근 3년간 우체국 국제특송(EMS)과 공항 검색대를 이용하여 해외로 문화재 밀반출을 시도한 피의자 11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제60조, 제90조) 위반 혐의로 적발하고, 목기류, 도자류, 전적류 등 일반동산문화재 4종 92점을 회수했다고 15일 밝혔다.

일반동산문화재는 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중 동산에 속하는 서적, 회화, 조각, 공예품 등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있고 제작된 후 50년이상 지난 문화재를 말한다.

이들은 전국 고미술품 판매점에서 해당 문화재를 구입한 후 일본,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밀반출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국제우체국 국제특송(EMS)을 통한 밀반출의 경우, 물품운송 품목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수법 등을 사용했다.

목기류는 19세기부터 근대기에 제작된 것으로, 돈궤, 목제궤, 목제함, 흑칠함, 탁자 등 20점이다. 이중 돈궤는 뚜껑 안쪽에 ‘갑진계춘의계소비(甲辰季春義契所備)’라고 묵서명이 있어 조선 후기 갑진년에 해당하는 1784년이나 1844년 3월 또는 늦봄에 조선 시대 상인들의 조직인 의계(義契)에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제작 년대와 사용자, 용도를 알 수 있는 유물로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

‘갑진계춘의계소비(甲辰季春義契所備)’라고 묵서명이 있는 18세기 상인조직의 돈궤 목기
15일 대전경찰과 문화재청에 압수된 도자류

전적류는 17세기에서 20세기 초의 목판본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중에는 18세기 조선 시대 금속활자 중 하나인 율곡전서자를 번각해서 만든 율곡선생전서와 1771년에 전라감영에서 간행한 완영본인 ‘주자대전(朱子大全)’ 등 조선 후기의 사회상과 조선 성리학의 학문적 경향을 알 수 있어 문화재적 가치는 물론,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로 확인된다.

도자류는 11세기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제작된 청자, 분청사기, 백자, 도기 등이며 대부분 완전한 형태로 시대적 양식을 갖추고 있어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조선 15세기 분청사기인 화문장본(粉靑沙器印花文獐本)은 물, 술, 참기름 등을 저장하던 용기로 일상생활과 제사용, 의례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조선 전기 분묘(墳墓)에서 부장품으로 출토되는 등 당시의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매매업자, 국내외 여행자 등을 대상으로 문화재로 오인 받을 수 있는 유물을 반출할 때는 공항이나 항만에서 반드시 ‘비문화재확인 절차’(문화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는 절차) 등을 이행하도록 하고, 국외로 밀반출하는 것이 적발되면 엄중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꾸준히 주지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국제공항‧항만공사에 대해서는 보안검색요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문화재 검색 식별요령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문화재 밀반출 적발 시 포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문화재 밀반출 방지를 위해 문화재감정관실의 근무를 강화하고 관세청(세관), 우정사업본부(우체국), 국제공항항만공사 등 관계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더욱 강화하여, 문화재 밀반출방지와 보존·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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