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폴리크로노풀로스 [파이브앤식스 제공]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그리스는 3쿠션 당구가 그리 활성화 된 나라는 아니다. 리그나 대회가 없다시피 해 일반 동호인은 물론 선수층도 매우 얇다. 그래도 영웅은 척박한 땅에서 태어난다. 2010년 이집트 후르가다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그리스 국적 첫 우승을 이룬 ‘왼손의 마술사’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와 더불어 그리스의 3쿠션을 이끄는 양대 축은 ‘폴리’ 니코스 폴리크로노풀로스(43)다.

세계 주니어 선수권 우승자 출신의 니코스는 세계선수권 2위에 오른바 있으며, 3쿠션 월드컵에선 우승과 연은 아직 없지만 준우승 3회, 4강 3회로 언제든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강자로 꼽힌다.

그의 기량을 곧 실전에서 체험할 수 있다. 오는 7월 1일부터 18일까지 세계캐롬연맹(UMB) 주최로 원주 인터불고호텔원주에서 열리는 총상금 4억원의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에 세계 랭커 자격으로 출전한다. 그와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소개한다.

-코로나 시국에 어떻게 지내나. 사는 곳은.

▲지난 해에는 체육관에서 몸을 만들거나 퍼즐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매주 2~3일은 나의 당구 클럽에 가서 훈련을 했다. 아테네 남동부에 위치한 일리오폴리스에 산다.

-7월이 대회인데, 컨디션 조율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좋은 컨디션이다. 대회에서는 집중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오랜만의 공식 경기 출전이니까. 최고의 경기력과 투혼을 보여주겠다.

-경기중 어떤 배치를 선호하는지. 플레이 스타일은 어떻고,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가.

▲나는 모든 배치에 자신감이 있다. 쉬운 배치는 물론이고. 난 빠르고 공격적인 선수다. 게임마다 다르지만 게임마다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하지. (편집자주: 니코스를 소개할 때 해외에서는 ‘Fast and Furious(빠르고 격렬하다)’는 문구를 붙인다. 팬들이 주로 부르는 별명은 이름에서 딴 ‘폴리’다.)

-대회는 단식 개인전과 복식 2종목으로 치러진다. 복식은 빠른 템포를 요구하는 ‘15초 슛아웃룰’인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공격이 빠른 편인 자신에게도) 쉽지 않을 거야. 그러나 적응할 것이다. 연습에서 그러듯이 자동으로 플레이가 돼야 한다.

-3쿠션은 기록의 스포츠이기도 하다. 애착하는 기록이 있다면.

▲나로선 단연 하이런 세계기록을 깨고 싶다. 내 하이런 기록은 23점이다. 비공식 기록은 29점이다. (편집자주: 세계기록은 롤란 포톰 등 4인이 세운 28점이다. 새 게임에 돌입하며 상대의 선구로 인해 중단된 경우를 허용하면 딕 야스퍼스가 32점을 올린게 최다 연속 득점이다.)

[파이브앤식스 제공]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도 있는데 어떻게 대처하나.

▲(다른 선수가 공격권을 행사할 때) 의자에 돌아와 앉아 차분함을 유지하고 기회를 엿본다. 매 게임 내가 구사하는 방식이다.

-가족들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 가족들과 뭘하며 지내나.

▲주중에는 훈련으로만 보낸다. 딸도 학교를 다니니까. 주말이면 우리는 도보여행을 가거나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

-사용하고 있는 큐와 팁은?

▲몰리나리 큐와 팁이다. 내 장비는 내 손의 연장(extension)이다. 아주 만족하고 있다.

-선수들중 누가 최고라고 생각하는지.

▲내 생각엔 토브욘 블롬달이 최고의 선수다. 그는 지난 30년간 가장 많은 타이틀을 차지했고 수없이 기록을 갱신했다.(편집자주: 블롬달은 3쿠션 월드컵에서 통산 44회 우승, 통산 최다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당구인기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당신의 팬들을 위해 인사해 달라.

▲한국에 수많은 사람들이 당구에 미쳐있는 것을 보는데, 우리 같은 선수 입장에서는 환상적인 느낌을 받곤 한다. 그리스는 과거에 더 인기가 많았다. 경제 위기 때문에 많은 클럽들이 문을 닫았다. 무엇보다도 팬들이 건강하게 지내길 소망한다. 이번 토너먼트에서는 모든 게임에서 싸워 승리하려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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