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6만원→53만원’ 가격 3배 폭등…그래픽카드로 ‘떼돈’ 벌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123rf·엔비디아 기자간담회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 열풍으로 그래픽카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칩셋 제조사가 ‘떼돈’을 벌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래픽카드 평균 가격이 1년 만에 약 3배 폭등하며 지난 1분기에만 13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JPR)는 지난 9일(현지시간) 엔비디아, AMD 등 외장 그래픽칩셋 제조사가 지난 1분기에만 합계 125억달러(약 13조6000억원) 가까이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평균 가격도 급증했다. 지난해 2분기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평균 가격은 개당 142달러(약 16만원)였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469달러(약 53만원)로 3배 이상 뛰었다.

존페디리서치는 “그래픽카드 가격이 지난해 2분기부터 상승해 4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가격상승 원인으로 부품 수급 문제, 제조 역량, 이더리움 채굴과 게임 수요 등을 꼽았다.

실제로 올 1분기 그래픽카드 출하량은 1180만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0만장)보다 24.4% 늘었다. 통상적으로 그래픽카드는 1분기에 출하량이 줄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처럼 출하량이 이례적으로 늘었는데도 그래픽카드는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보인다.

이달 초 출시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Ti’. [엔비디아 제공]

이달 초 출시된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80 Ti’는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국내에서도 11번가와 쿠팡, 인터파크, 위메프 등 오픈마켓에서 판매가 시작됐지만 오픈과 동시에 순식간에 매진됐다.

가격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치솟았다.

특히 엔비디아의 ‘RTX 30’ 시리즈 가격은 2배 이상 폭등했다. 지난해 9월 90만원 중반에 출시됐던 ‘RTX 3080’은 현재 오픈마켓에서 약 23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200만원대 초반 제품은 씨가 말랐다. 1년도 채 안 돼 시중 가격이 출고가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10월 60만원대로 출시된 ‘RTX3070’도 현재 130만~15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전기실에 설치돼 있던 이더리움 채굴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예술의전당 전기실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원 A씨가 지난해 말 서예박물관 지하에 가상화폐 '이더리움' 채굴기를 설치했다가 약 2개월 만에 발각됐다. [전용기 의원실 제공]

약 1년 전부터 시작된 그래픽카드 대란은 가상자산 열풍으로 채굴 수요가 급증하며 시작됐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이용하면 전기와 채굴용 컴퓨터만으로 높은 불로(不勞)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출고가의 2배가 넘는 가격에 웃돈을 얹어서라도 채굴을 위한 그래픽카드 구매에 열을 올렸다. 온라인에서도 1인 채굴장 만드는 팁, 채굴용 그래픽카드 추천 등의 내용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장격 가상자산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래픽카드 가격이 곧바로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그래픽카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기 때문에 그간 누적돼온 대기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가격 하락으로 그래픽카드 채굴 수요가 더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 채굴 열풍이 더욱 수그러들고, 그래픽카드 공급이 수요를 확실히 앞지를 때에야 가격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jakme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