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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물적분할에 주가 폭락…만도 모빌리티 분할에 주주·증권가 분통[株포트라이트]
인적분할 아닌 물적분할 방식에 주주들 주주가치 희석 불만
제2의 LG화학 사태 재현 조짐
향후 구체적인 로드맵 부재로 인한 불확실성도 커져
단기 주가 조정 불가피…중장기적으로 실적 방향성에 주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만도가 지난 9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사업부(BU)를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가칭, 이하 MMS)으로 물적분할키로 하자 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지난해 LG화학의 물적분할 논쟁이 재현되는 조짐이다. 주요 증권사들 또한 일제히 10일 리포트를 통해 주주가치 희석을 지적하며 만도의 물적분할 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쏟아내고 있다. 만도 주가는 이날 10% 넘게 급락하며 물적분할 이슈에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회사 분할 결정을 발표했다. 존속법인을 만도로 하고, ADAS 사업부를 분할해 MMS라는 법인을 설립하는 물적분할방식이다.

분할 이후 만도는 MMS의 지분 100%를 보유한다. 지난 3월 인수했던 만도헬라는 MMS의 100% 자회사가 된다.

만도는 분할의 정당성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만도는 “분할 대상 부문의 분리를 통해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주들과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은 차갑다. 지난해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분할하며 거세게 불거졌던 분할 갈등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당시에도 LG화학 주가는 분할 결정 이후 폭락한 바 있다. LG화학은 이 갈당을 해소키 위해 향후 3년간 주당 최소 1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에도 지분율 70~80%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주주 달래기에 나선 바 있다.

증권가는 만도 또한 물적분할로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은 기존 주주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라면서 “MMS는 분할 이후 기업 공개, 전략적 M&A, 신규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인데, 기존 주주는 이러한 의사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분할 이후 행보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향후 자금 조달과 신규 고객사 확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점은 기존 주주들에게 분명한 불확실성”이라며 “분할의 명분과 향후 성장성에 대한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로드맵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MMS는 향후 성장에 필요한 자원이 많지 않다는 점과 자산·자본 크기에 비해 매출액·이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아 신규 투자자금을 유치하기에 가벼운 구조라는 점에서 MMS의 일부 지분이 향후 매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흐름에서 DB금융투자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을 기존 바이에서 홀드로 한 단계 낮췄으며, 현대차증권또한 기존 바이에서 마켓퍼폼으로 하향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만도가 추가적으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아 주주 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회사 측의 의지가 분명하게 전달될 경우 향후 주가는 기업가치와 실적에 연동해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는 신설법인의 향후 자본조달 방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의 우려처럼 주주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으나 주요 고객사나 협력사의 투자가 이뤄질 경우 주가와 실적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처럼 발표 기업의 단기 주가는 조정됐지만, 이후 주가는 결국 각 기업의 중장기 실적 방향성과 동행했다”며 “주가 낙폭 확대는 매수 기회로 작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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