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LPGA 메이저 휩쓴 ‘동남아 돌풍’...도쿄올림픽도 강타할까
사소 유카·패티 타와타나킷
올 LPGA 메이저 석권...‘도쿄행’
아리야 주타누간·쉬웨이링도 주목
‘2회연속 금메달’ 도전 한국 ‘경계령’
필리핀 사소 유카(왼쪽)와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킷. [USA투데이]
태국을 대표하는 간판스타 아리야 주타누간(왼쪽)과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 [게티이미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불어닥친 동남아시아 돌풍이 거세다. 올시즌 열린 메이저대회 2개를 포함해 4개 대회 우승을 동남아 선수들이 휩쓸어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시상대까지 장악할지 주목된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제군단에 맞설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올랐다.

8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 따르면 전날 US여자오픈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필리핀의 사소 유카(19)가 40위에서 9위로 31계단이나 뛰어올랐다. 필리핀 선수로는 처음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유카는 올림픽 출전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US여자오픈에 앞서 지난 4월 열린 올시즌 첫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패티 타와타나킷(22·태국)은 현재 세계랭킹 12위로 아리야 주타누간(21위)과 태국을 대표해 도쿄행 비행기에 오를 전망이다. 올림픽 여자 골프는 6월28일 세계랭킹 기준, 국가별로 상위 2명씩 출전한다. 한국과 미국처럼 세계 15위 이내에 4명 이상 보유한 국가는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 여자부 경기는 오는 8월4일부터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CC에서 펼쳐진다.

일본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보유한 사소의 깜짝 우승에 올림픽 개최국 일본은 축제 분위기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개인·단체전 2관왕을 휩쓴 사소는 프로 전향 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일본 골프장 지형에 매우 익숙해 더욱 위협적이다. 지난해 8월에만 일본투어서 2승을 수확했는데, 당시 일본 언론들은 아버지 사소 마사카즈의 독특한 훈련방법을 대서특필하기도했다.

유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 사소는 골프를 시작한 8세 때부터 딸의 양쪽 발목에 무거운 추를 매단 채 훈련을 시켰다. 강인한 하체를 단련시키기 위해서다. 250g 무게로 시작된 추는 초등학교 졸업 때 1㎏, 고교 시절엔 2.5㎏로 무거워졌다. 매일 18홀 라운드 때는 물론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하루종일 추를 달고 생활하도록 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마사카즈는 ‘어느 스포츠든 하체근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화같은 훈련 방법에서 얻은 하체의 힘이다”고 전했다. 사소는 2020-2021시즌 일본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 거리 262야드로 1위에 오를 만큼 장타가 돋보인다. 여기에 숏게임과 창의적인 코스매니지먼트, 두둑한 배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영상을 자기 전에 한 시간씩 본다고 할 정도로 롤모델로 삼아와 견고하고 파워풀한 스윙 모습이 비슷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300야드가 넘는 장타와 정교한 플레이를 앞세워 시즌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진 타와타나킷은 올시즌 톱10에 4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반짝 돌풍’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현재 올해의 선수 부문 1위, 올해의 신인 1위, 상금랭킹 3위를 달리며 투어 톱랭커 자리를 다졌다.

여기에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전 세계랭킹 1위 아리야 주타누간, 대만 선수로는 7년 6개월 만에 투어 정상에 오른 쉬웨이링도 매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퓨어실크 챔피언십서 쉬웨이링과 치열한 우승경쟁을 하며 ‘자매 연승’에 도전했던 모리야 주타누간도 동남아 돌풍의 한 축을 맡고 있다.

한국과 미국 양강에 리디아 고(뉴질랜드), 브룩 헨더슨(캐나다), 일부 유럽선수와 주타누간 정도가 경쟁하던 LPGA 판도는 이제 우승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선수들이 대거 출현한 동남아 파워로 인해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동남아의 강자들은 한국선수들처럼 손기술도 좋고 장타능력도 갖추고 있어 20년간 아시안파워를 대표했던 한국의 아성을 충분히 위협할만하다. 앞으로 한국선수들이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선수층이 두터운 태국과 사소처럼 뛰어난 탑랭커 선수들을 경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바람이 매서워지면서 박인비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은 여전히 세계랭킹 1~3위(고진영과 박인비, 김세영)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4명의 선수가 나서는 미국의 압박에 동남아 돌풍까지 저지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미국은 현재 넬리 코르다(4위), 대니얼 강(6위), 렉시 톰슨(7위), 제시카 코르다(13위)의 출전이 유력하다. 올시즌 12개 대회서 2승을 수확하며 아직 기대만큼의 폭발력을 터뜨리지 못한 한국이 동남아 젊은 바람을 잠재우고 금메달 사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범자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