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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음식만 먹었더니, 플라스틱 무덤” 로봇이 해결할까?
['인스티즈' 캡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족발이나 보쌈 2인분 시키면 플라스틱 쓰레기만 10개가 오는 거 같아요… 시킬 때마다 죄책감도 드는데, 해결방법 정말 없나요?”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음식 수요가 폭증하며 이에 따른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도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하루평균 1000만개에 가까운 플라스틱 용기가 버려진다는 분석도 있을 만큼 문제는 심각하다.

이에 배달의민족이 국회, 스타트업과 손잡고 해결책 강구에 나섰다. 배달 후 남은 플라스틱 용기를 로봇이 회수해 이를 새로운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그간 죄책감을 들게 할 정도로 심각했던 배달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해결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1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충남 아산시, 폐기물 재활용 스타트업 수퍼빈과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 자원순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협약식에는 강훈식 의원과 오세현 아산시장, 김정빈 수퍼빈 대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고객중심경영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1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수퍼빈 사무실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 자원순환을 위한 업무협약’이 있었다. 왼쪽부터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고객중심경영부문장, 오세현 아산시장,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정빈 수퍼빈 대표. [우아한형제들 제공]

이번 협약으로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아산시에 총 20대의 폐플라스틱 배달용기 회수 로봇이 설치된다. 로봇을 통해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회수하면 수퍼빈은 회수된 플라스틱 음식배달용기를 플레이크로 가공, 팰릿화해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로 가공하는 소재화 공정을 연구·개발한다.

배달용기 회수 로봇은 수퍼빈에서 제작과 운영을 담당한다. 수퍼빈은 자원 회수 로봇 개발부터 폐기물 가공까지 자원재생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회수 로봇 연구·생산을 지원하고 이용자들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게 홍보할 계획이다. 아산시는 폴리프로필렌(PP) 소재 폐플라스틱 회수 로봇 설치장소를 제공하고 운영비를 지원한다. 강훈식 의원실은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친환경 정책연구 및 제도 개선에 힘쓸 방침이다.

PP는 국내 합성수지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단일 생산품목이다. 그러나 자원순환 체계가 확립되지 않았다. 이번 협약을 통해 PP 소재 플라스틱에 대해서도 수거 후 부가가치를 확보하는 방안이 시도될 전망이다.

족발이나 보쌈을 배달시키면 오는 일회용 용기들. 최대 10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한다. [헤럴드경제DB]

배달음식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증가해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선별시설에서 처리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923t으로, 전년(776t) 대비 1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티로폼 등 발포수지는 14.4% 늘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배달음식이 매일 270만건가량 주문되면서 하루 최소 830만개의 일회용 배달용기가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고 추산했다. 배달음식 하나에 평균 3~4개의 일회용 용기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배달쓰레기로 인한 죄책감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민 4명 중 3명이 “배달쓰레기를 버릴 때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배달업계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는 지난 1일부터 주문란에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를 기본으로 설정했다. 이전에는 “주지 마세요”라고 요청해야만 주지 않던 것을 이제는 “주세요”라고 해야만 제공되는 방식이다.

배달음식 주문란에 ‘일회용 수저·포크 미제공’이 기본값으로 돼 있다. [배달의민족 캡처]

그러나 숟가락·젓가락 등이 아닌 주메뉴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해결방법이 요원했다. 용기마다 처리 방식도 다를뿐더러 플라스틱 용기에 비닐 덮개가 부착돼 있을 때는 재활용도 어렵다. 기름때 등 음식찌꺼기가 남아 있는 용기는 분리수거를 한다 해도 재활용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이번 플라스틱 용기 회수 및 재생을 위한 협약이 심각한 배달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고객중심경영부문장은 “이번 협약은 환경이라는 사회문제를 국회와 지자체, 기업이 함께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 자원 순환경제 구조를 만드는 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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