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화면. 방송 이후 편파성 논란이 불거져 폐지 요구가 빗발쳤다. [‘그알’ 방송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의 친구 측이 가짜뉴스 확산 저지에 나섰다.

손씨 친구 A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대표변호사는 1일 최근 방영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한강 사건 편에 형제인 SBS 기자를 통해 A씨 측에 우호적인 내용을 방송할 것을 청탁했다고 주장한 유튜버를 경찰에 고소했다.

손씨 사망 이후 온라인 상에서 사건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빠른 속도로 퍼진 가운데, A씨 측이 처음으로 법정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 변호사는 이날 “유튜버 B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전기통신기본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면서 “B씨가 유포한 허위사실은 매우 질이 좋지 않고, 손씨 사건 발생 이후 지속해서 다수의 자극적인 동영상을 게시한 점을 보면 광고 수익이 목적인 것으로도 보인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B씨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강 대학생 실종 #고것을 알려주마’라는 제목의 1분 48초 분량 영상을 올리고, 정 변호사가 SBS의 정모 기자에게 연락해 ‘그알’에서 A씨 측에 우호적인 내용을 방영할 것을 청탁하고, 정 기자는 이를 수락하는 가상의 대화 내용을 내보냈다.

B씨는 정 변호사와 정 기자가 서로를 ‘내 동생’, ‘형님’이라고 부른 것처럼 대화를 꾸미고는 영상 말미에 이들의 사진을 나란히 올려 “왠지 너네들 너무 닮았다. 둘이 무슨 사이인지 밝혀야겠다”는 자막까지 달았다.

고 손정민씨 친구 A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변호사가 1일 자신이 SBS 기자와 친형제여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A씨 측에게 우호적인 내용을 방송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유튜버를 경찰에 고소했다. 사진은 이날 이은수 변호사(오른쪽)가 서울 서초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

그러나 정 변호사는 “정 기자라는 분은 들어본 적이 없다. 저는 2남 1녀 중 막내로 동생이 없다”며 영상 내용을 일축했다.

해당 영상은 허위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낮 12시 기준 조회수 17만회를 넘겼다.

정 변호사는 B씨 고소와 함께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경찰 수사에 협조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는 “저와 저희 로펌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한 이들은 반드시 고소할 생각”이라고 법적 대응 의지를 밝혔다.

정 기자 역시 “문제의 영상이 제 개인보다 SBS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보고 회사 차원에서 강경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1일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 주최로 고 손정민씨 사건 CCTV 원본 공개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

한편 지난달 29일 ‘그알’이 손씨 사건을 다룬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편은 시청률 11.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반영됐다.

당시 방송에선 손씨의 타살 가능성 실험과 목격자 진술,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손씨의 타살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의 방송을 내보냈으나, ▲친구 A씨의 아버지라며 인터뷰한 사람이 실제로는 아버지가 아니라 친척이었다는 점 ▲‘정민씨가 과거 술을 마시면 뻗었다’는 A씨의 진술에서 정민씨가 아니라 다른 친구를 지칭한 것이라는 점 ▲A씨 귀가시 폐쇄회로(CC)TV 속 시간이 본방송과 다시 보기 화면에서 다르게 나온 점 등을 이유로 조작 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그알’ 측은 이날 CCTV 시간 논란과 관련해 “모션 그래픽 효과가 들어간 해당 영상을 순간적으로 캡처하여 악의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실제 녹화시각과 방송 화면 속 시각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표준 시간보다 3분 늦게 설정돼있는 것을 확인해 시청자 편의를 위해 정확한 시간인 04시 51분으로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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