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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턴어라운드 명가’ 한앤코, 남양유업 인수 과제는...
M&A 핫이슈
지분 53.08% 3107억에 인수
고평가냐 저평가냐 논란 지속
브랜드 쇄신...사명 버릴지 관심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인수를 전격 발표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지와 실적이 모두 추락할대로 추락한 기업을 인수하는 결정을 두고 “한앤컴퍼니이기에 가능했던 베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각종 논란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아 온 남양유업이 사모펀드 품 안에서 정상화를 이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발표된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 결정은 매우 속도감있게 진행됐다. 앞서 PEF 운용사 등은 기로에 있던 남양유업을 지속적으로 관찰, 인수를 타진해 왔지만 지난달 터져 나온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가 최종적으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지분 매각 결심을 서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태 발생 후 한달여 만에 인수 계약까지 체결한 속도전에 매도자의 충분한 실사 과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인수가격에 대해서도 고평가 혹은 저평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회장의 지분 51.68%를 포함한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딜 특성상, 기업가치 평가가 매수자-매도자 양자 간 합의에 따라 결정됐음을 고려해도 인수가에 대한 시장 관심은 뜨겁다. 현 시총 수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과도하게 책정했다는 의견과 극도로 저평가된 주가나 펀더멘탈을 고려하면 오히려 저렴하게 인수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마이너스 실적’을 보여준 남양유업에 베팅한 한앤컴퍼니 결정이 주목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9489억원, 영업손실 771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마이너스 18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019년에는 EBITDA가 530억원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400여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등 펀더멘탈이 무너진 상황은 아니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실적 악화라 해도 보통의 PE들은 적자 기업에 베팅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펀드 특성상 3~5년 안에 턴어라운드에 성공시켜 투자를 회수해야하는 제약 때문인데 한앤컴퍼니의 그동안의 투자건들을 살펴보면 어려운 기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하우스 성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항공업 침체’ 터널의 초입이었던 지난해 8월 대한항공의 기내식·기내면세 사업부를 인수했고, 시멘트(쌍용양회·대한시멘트)와 해운(SK해운·에이치라인해운) 등 위기의 기업을 인수해 턴어라운드 전략을 펴는 대표적인 PE 하우스로 꼽힌다.

남양유업과 같은 식품 섹터의 포트폴리오로 꼽히는 웅진식품 역시 2013년 적자 상태에서 한앤컴퍼니에 인수돼 턴어라운드에 성공, 대만 유통기업 퉁이그룹에 100% 넘는 차익으로 매각된 바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인 남양유업 이미지 제고와 관련, 한앤컴퍼니가 ‘남양’ 이름마저도 끝내 버릴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 PE 관계자는 “가장 먼저 브랜드 쇄신에 중점을 둘 것은 분명하다”며 “전통의 ‘남양’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지 처음부터 이미지를 쌓아올리는 게 효과적일지, 모든 가능성을 저울질해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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