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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 때문에 강남 싫어요” 배달플랫폼 ‘배달라이더’ 유인책 고심
[연합]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돈 많이 벌 수 있는 노다지였는데..이젠 강남이 싫어요!”(배달라이더)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들이 강남 지역 배달라이더 확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대 수익이 높아 배달기사들이 선호하던 서울 강남 지역이 최근들어 기피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로 인해 정서적인 적대감이 커진 탓이다. 배달플랫폼들도 라이더들을 강남에 잡아두기 위한 당근책을 내놓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지역을 종심으로 이륜차 렌탈 서비스에 대한 대대적 홍보에 나서고 있다. 유상 운송 종합보험에 가입된 이륜차를 렌트하게 되는데, 비용은 한 달에 54만원(하루 1만8000원)이다. 유류 비용 등 각종 관리비를 포함해 한 달에 총 70만원 수준의 비용이 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역 배달대행업체에 소속돼 이륜차를 리스할 때 한달에 80만원 중반~100만원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동시에 쿠팡이츠는 렌탈 서비스를 신청한 신규 배달 파트너를 대상으로 파격적 프로모션도 내놨다. 7일 동안 130건 이상의 배달 호출(콜)을 소화할 시 20만원을 지급하고, 4주 연속으로 해당 미션을 달성할 경우 추가로 20만원을 지급해 총 100만원의 보너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쿠팡이츠]

이처럼 배달앱이 서울 주요 지역 내 이륜차 배달 기사를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것을 두고, 배달 업계 일각에서는 “강남 내 라이더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은 배달 수요가 높아, 인근에 거주하지 않는 이들까지 ‘원정’을 와서 배달 업무를 보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배경으로는 강남에 자리한 주요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이 꼽힌다. 특히 ‘단지 내 이륜차 운행 금지’는 배달라이더들이 기피하는 주 원인으로 꼽힌다. 택배기사나 배달라이더의 이륜차 운행이 주민 안전에 위험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 조치이지만, 주민 안전을 위해 라이더가 감수해야 할 고충도 크다는 지적이다. 상당수 강남지역 아파트들이 정문에서부터 직접 단지까지 도보로 이동하도록 요구해 업무 지연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보배달과 헬멧 탈모 등 깐깐한 출입 기준을 내세우는 아파트는 총 76곳인데, 그 중 강남, 서초, 송파구가 51곳에 이른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이미지 [쿠팡이츠]

한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는 “갑질을 하려는 주민이나 단지 관계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액션캠’까지 샀는데, 왜 이런 대접을 참아가며까지 강남에서 일해야 하나 싶었다”며 “오토바이를 세우고 걸어 들어가는 시간, 경비원과 말다툼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강남이라고 해서 꼭 더 버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으론 배달앱을 통해 투잡, 아르바이트에 나선 이들이 ‘고수익이 가능하다’고 알려진 강남 지역에 주로 몰리면서 평균 수입도 줄었다. 기존에는 주문이 몰리는 점심·저녁 피크시간대에 건당 1만원이 넘는 호출(콜)도 드물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아무리 배달 거리가 멀더라도 6000원 수준으로 배달비가 제한되는 경우가 잦다는 평가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는 “쿠팡의 프로모션으로 아르바이트로 잠깐씩 배달하는 이들이 강남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며 “전업으로 일하는 기사의 경우 강남에서 일할 유인책이 전보다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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