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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정민 친구 측 “밤 11시14분부터 8시간 블랙아웃”[종합]
유족 측 ‘경찰수사 반박’ 하루만에 22쪽 ‘2차 입장문’ 통해 재반박
“밤 11시14분께부터 기억 거의 없어”…만나기 전 청주 2병 마셔
“손씨 폰 위치 추적 내용 공개된다면 동선 오해 해소 도움”
“2장에 1만원인 티셔츠, 낡은 데다 토사물까지 묻어 버려”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설치된 '고(故) 손정민 씨 추모·공정수사 촉구 시민 발언대'를 지나가던 한 시민이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 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 측이 29일 "A씨는 손씨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전날 밤 11시14분께부터 '블랙아웃'을 겪어 8시간 동안 기억이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유족 측이 블로그 글을 통해 반박한 지 하루 만에 사실상 재반박하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의 정병원 변호사는 첫 입장문 이후 12일 만인 이날 22쪽 분량의 두 번째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 변호사는 해당 입장문을 통해 "(실종 전날인)지난달 24일 오후 11시14분께 A씨가 손씨와 새로 술자리를 시작한 시점부터 이튿날 오전 6시10분께 반포한강공원에 부모와 함께 방문을 마치고 귀가하기까지 기억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손씨를 만나기 전 다른 술자리에서 청주 2병을 마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비춰 A군이 겪은 기억 장애와 만취 상태에서 움직임 등이 극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손씨가 물에 들어가게 된 경위를 A씨가 알거나, 연관이 돼 있을 것이라는 손씨 유족 측의 의혹도 반박했다. 유족은 A씨가 사건 당일과 이튿날 "손씨가 언덕에서 신음을 내며 굴러 끌어올린 기억이 난다"는 등의 말을 했다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정 변호사는 A씨가 관련 내용을 1차 참고인 조사 때부터 일관되게 경찰에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언덕과 강 사이 일정한 거리가 있고, A씨에게는 물에 젖은 흔적이 전혀 없는 점에 비춰 언덕 부근에서 손씨를 끌어올린 기억과 입수는 무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 사건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 손씨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
“15분이 아니라 7~8분 강비탈 부근에…아래쪽도 살펴”

정 변호사는 A씨가 귀가했다가 오전 5시께 공원에 돌아온 뒤 A씨 아버지와 함께 15분 이상 강비탈만 번갈아 오르내렸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그는 "A씨와 아버지가 강비탈 부근에 머문 시간은 각각 7∼8분 정도"라며 "놀기 시작한 장소로 지목된 곳 주변에 손씨가 누워 있어 보일 것으로 생각해 둘러봤지만 발견하지 못했고, 강비탈 아래쪽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공간이 있어 혹시 그쪽에 누워 있는 게 아닌지 확인하려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 변호사는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한 손씨의 휴대전화에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돼 있으니, 이 내용만 공개된다면 당일 동선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유족 측이 A씨의 티셔츠와 신발이 젖은 것 같다고 주장하는 의혹에 대해 정 변호사는 "신발과 티셔츠는 젖어있으나, 반바지는 젖지 않았다는 것이 되는데, 이런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7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당시 "A씨가 오전 4시42분쯤 귀가 시 탔던 택시 기사는 최초 진술에서 A씨의 옷이 젖어 있었는지 제대로 보지는 못했으나 운행 종료 후 내부 세차 시 차량 뒷좌석이 젖어 있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티셔츠를 버린 이유에 대해서는 신발을 버린 이유와 비슷하다고 정 변호사는 설명했다. 앞서 A씨 측은 신발이 낡고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이 묻어 있어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버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 변호사는 "티셔츠는 2장에 1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오래 입어 낡은 상태에서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버린 것"이라며 "강남의 부유한 집이라고 해서 토사물이 좀 묻었다고 세탁조차 하지 않고 옷과 신발을 쉽게 버리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각자의 생활 방식의 차이가 의혹의 원인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A씨 집에서 한강공원까지 6~7분…‘긴급상황’ 인식못해”

앞서 손씨 유족 측은 A씨와 A씨의 부모가 손씨를 찾으러 한강에 나오면서 경찰, 소방서, 손씨 가족에게 전화하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새벽 시간에 A씨의 집으로부터 반포한강공원까지는 6~7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로 무척 가깝다"며 "A씨의 아버지는 당시 손씨가 놀던 장소에서 잠들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뿐 긴급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 부모는 놀던 곳 주변에 손씨가 없음을 확인한 직후 손씨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집에 들어왔는지 확인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변호사는 "지난 입장문에서 근거 없는 억측과 제기, 신상털기 등 각종위법 행위를 멈추어 달라고 간곡히 요청한 바 있음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부디 더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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