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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시국에 해외여행 갔다 석달 동안 1만6000㎞ 돌고 돌아 집으로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각국이 격리 조치를 취한 가운데, 무리하게 해외여행을 떠났다 예정보다 훨씬 오래, 힘든 여행을 해야 했던 영국인 가족 이야기가 화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은 중동의 두바이로 열흘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던 영국 로치데일 출신의 한 가족이 무려 석달 만에, 1100만원 가량을 쓴 끝에, 1만6000km를 돌아 간신히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이 여행을 떠난 건 지난 2월 14일이다. 악몽은 이들이 두바이에 도착한 뒤 4일만에 터졌다. 귀국 항공편으로 이용할 예정이던 에티하드항공이 영국 맨체스터로 가는 항공편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간신히 3월 15일 터키를 경유해 귀국할 수 있는 비행기를 예약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엔 딸의 건강이 문제였다. 아픈 딸 때문에 비행기를 탈 수 없었던 가족은 다시 한 달 뒤인 4월 15일에야 비행기편을 구할 수 있었다.

최악의 상황은 이때 터졌다. 가족 중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온 것이다. 결국 이들은 격리조치에 들어갔고 5월 4일이 돼서야 런던 히스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좌석을 간신히 확보할 수 있었다. 악몽은 하지만 이 가족을 놓아주지 않았다. 모든 격리호텔이 꽉 찬 탓에 영국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오도가도 못하게 된 이들 가족은 일단 터키 이스탄불로 옮겨가기로 했다. 이들이 터키로 갈 때만 해도 터키는 영국 정부가 여행허가를 내주는 '녹색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영국 정부는 5월 7일 터키를 여행금지 국가인 '적색목록'에 추가했다.

길고 긴 코로나19 여정은 마침내 지난 15일 영국 루턴의 한 호텔에 도착하게 되면서 끝났다. 물론 이들은 바로 집으로 가지 못하고 해당호텔에서 격리기간을 보내야 했다.

이들이 나라밖에서 보낸 기간은 무려 3개월, 이들이 이동한 거리는 1만6000km에 달한다. 쓴 돈은 7000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1100만원에 달한다.

루턴 공항 호텔에서 제공받았다고 주장하는 음식사진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그렇다고 이들이 훌륭한 숙소에서 편히 지낸 것도 아니다. 루턴에서 이들이 머문 호텔에 대해 부인은 "정말 끔찍했다. 작은 방 하나가 전부였고 음식은 형편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낡은 숙소에만 이들은 3050파운드를 써야했다.

부인은 "3개월 넘게 집을 비워야 했다. 정말 끔찍한 시련이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진저리를 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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