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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두헌의 현장에서] ‘커리어끝판왕’ 정세균 지지율 왜 안오를까

6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국무총리. ‘커리어 끝판왕’이라고 부를 만큼 화려한 정치 이력을 자랑하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마의 5% 지지율’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경륜도 많고 여의도 내 세력과 조직의 규모도 경쟁자들에 비해 오히려 더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의 지지율은 왜 오르지 않고 정체 상태일까.

올해 초 그를 돕는 사람 사이에선 “총리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자기 정치에 나서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총리직을 사퇴하고 대권 행보를 시작한 지 40일가량 흐른 현시점까지 여론조사 지지율은 3~4% 정도에 그치고 있다. ‘민주당 빅 3’, ‘1강(이재명 경기지사)·2중(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총리)’으로 분류되지만 앞선 주자들과의 격차는 상당히 크다.

첫 번째 이유로 꼽히는 것은 그의 이미지가 최근 선호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정 전 총리는 ‘미스터 스마일’ 별명처럼 온화하고 푸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리더십 스타일도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적 관리형이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사이다’ 이미지다.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사회 ’불공정‘ 문제 등에 거침없이 칼을 들이댈 것’이라는 기대감을 지지자들에게는 준다. 정 전 총리의 기존 캐릭터로는 지지율을 뺏어오기 힘든 구도다.

두 번째 이유는 최근 강경해진 그의 변화도 주로 당내 강성 지지층에게 소구된다는 점이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등에 대해 연일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당내 경선을 노린 전략적 변신으로 보이지만 민주당이 재보선에서 심판을 받은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메시지로 국민적 지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출신지역(호남)과 이미지(총리)가 겹치는 이낙연 전 대표의 존재도 정 전 총리 지지율 횡보의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두 사람이 지지율을 일정 부분 나눠갖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와 다르다고 항변하지만 국민 눈엔 문재인 정부 두 전직 총리에 대해 큰 차별성을 느끼지 못한다. 더구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추락했던 이 전 대표가 최근 일부 조사에서 지지율 10%를 회복한 점도 정 전 총리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물론 반전을 만들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 민주당은 오는 9월에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일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 간 장단점이 비교되면서 정 전 총리가 경제 분야 강점을 보여준다면, 반등 기회가 올 수 있다. 정 전 총리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 “조바심 가질 일이 아니다. 딱 필요한 때에 나오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선거에서 패배해본 적 없는 그의 자신감이 실현될지 지켜보는 것도 대선 국면에서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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