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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의 역습…보험사 BRC 급락에 자본확충 비상
장기국채금리 오르면서
보유채권평가손실 늘어
200%하회 속출할수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보험사들이 채권금리의 역습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리 하락기에는 평가이익이 나며 손익에 보탬이 됐지만, 최근 금리가 오르며 이제는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14일 2.158%까지 오르며 2018년 11월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를 기점으로 급등하기 시작한 국채 금리는 지난해 9월 말 1.430%에서 12월 말 1.713%로 상승했다. 올 3월 말 2.057%까지 오른 데 이어 2분기에도 재차 고점을 높였다.

자산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보험사들은 평가손실을 입으며 자본비율에 부담이 커졌다. 특히 보유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회계처리한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채권 취득 원가로 평가되는 만기보유자산과 달리 매도가능자산은 시장 가치를 그때그때 반영해야 한다. 시가로 인식하면 금리가 오를 때 채권평가 이익이 감소한다.

업체별로 보면 2019년 말 보유 채권 전체를 ‘매도가능’으로 바꾼 한화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작년 9월 말 265%에서 12월 말 238%, 올 3월 말 205%로 크게 떨어졌다. 한화생명은 올해 말까지 계정 재분류를 하지 못해 연내 RBC비율이 200%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 한화생명 측은 “변액해지 등을 통한 요구자본 축소 대응을 통해 RBC 200% 이상 관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2017년 모든 보유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변경한 교보생명도 같은 기간 356%→333%→291%로 미끄러졌다. NH농협생명도 작년 3분기 30조원 이상의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서 RBC비율이 233%까지 주저앉았다. 작년 9월 315%, 12월 288%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채 보유액을 1년새 2배나 늘리고 회계기준 변경까지 단행한 한화손해보험은 작년 9월 말에만 해도 RBC 비율이 255%로 높아졌지만 이번 1분기에는 다시 188%까지 떨어졌다. 삼성화재의 RBC비율도 올 1분기 퇴직리스크 반영과 채권 가격 하락으로 14%포인트 떨어졌다.

올 연말까지 채권 금리는 2% 중반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당분간 자본부담은 계속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RBC 비율은 경영상 운신의 폭과 배당 여력을 결정한다”며 “자본확충이나 배당 축소를 통한 이익잉여금 유보를 통해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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