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미국 동부 노선에 화물기로 개조한 중형 여객기 A330을 투입한다. 대한항공 A330 모습[대한항공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대한항공이 최근 해상운송에 이어 항공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형기를 미국 동부 노선에 투입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14일 대한항공은 중거리 노선 여객기인 A330 기종을 이달부터 미국 뉴욕과 캐나다 토론토 노선에서 화물 전용 여객기로 주 3회 운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 전용 여객기는 여객은 태우지 않고 화물만 싣고 운항하는 여객기다. 코로나19으로 인해 여객 운항이 줄어들면서 화물 전용 여객기 운항이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화물기를 100% 가동하고 있으며, 여객기 777-300ER 9대의 좌석을 제거해 캐빈과 화물칸에 화물을 싣고 있다. 여객기 2대는 좌석 위에 화물을 싣는 '카고 시트백'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올해 1분기 화물기 운항 횟수는 전년 대비 평균 7% 증가한 주간 143회를 운영했고, 화물 전용 여객기는 월 700~800회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A330을 미주 동부 노선에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미주 노선에 투입된 화물 전용 여객기는 보잉 777, 보잉 787 등 장거리 노선 항공기였다. A330은 동남아, 중국, 일본 노선 등에 투입됐다.

보잉 777-300은 최대 운항 거리가 1만3000㎞로 인천에서 출발해 미국 동부 도시까지 한 번에 비행이 가능한 반면 A330은 최대 운항 거리가 9500㎞로 제한돼 인천에서 출발해 미국 동부까지 한 번에 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뉴욕과 토론토 노선에 투입하는 A330은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착륙 후 급유와 점검을 받은 뒤 다시 최종 목적지인 동부 도시로 향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A330은 보잉 777 대비 화물 탑재량이 적고 중간 기착 비용까지 추가로 발생하지만, 화물 운송 공급 확대를 위해 A330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강화를 통해 수출기업들의 어려움도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항공·해상 운임이 급등하고, 화물 운송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TAC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노선 기준 지난 4월 평균 화물 운임은 1㎏ 당 8.48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5.69달러 대비 49%나 상승했다.

아울러 일부 여객기 조종사를 대상으로 화물기 기종 전환 교육도 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화물 운송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방역 물품 등 긴급 화물을 적기에 수송하기 위한 공급 추가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