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우주쓰레기’ 추락 위협…얼마나 위험할까? [깨알]
인공위성으로부터 발생한 우주쓰레기.[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중국의 우주정거장을 이송하기 위해 발사됐던 우주발사체 ‘창정-5B’가 우주쓰레기가 돼 지구로 추락했다. 당초 우려와 달리 다행히 인도양에 떨어져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았다. 우주쓰레기는 폐기된 인공위성과 파편, 위성 발사에 활용된 상단로켓 잔해, 로켓의 노즈 페어링과 연료통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현재 지구저궤도와 정지궤도를 떠돌고 있는 직경 10cm 이상의 우주쓰레기는 약 3만5000여개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은 냉각수 파이프를 이용해 온도를 골고루 분산시키는데 수명을 다해 가동을 멈추면 우주공간의 극심한 온도차에 의해 기체가 파손된다. 배터리가 남아있는 추진체들은 폭발하게 된다. 우주쓰레기의 약 40%를 차지하는 파편들이 이렇게 발생한다.

현실로 다가온 ‘우주쓰레기’ 추락 위협…얼마나 위험할까? [깨알]
중국 우주발사체 창전5B호 발사 장면.[연합]

이번 중국 우주발사체 추락처럼 우주쓰레기의 위협은 우주공간을 넘어 지구인들에게도 확대되고 있다.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우주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에는 궤도 진입에 실패한 러시아의 화성탐사선 포보스-그룬트호가 우주쓰레기가 돼 지구를 공전하다가 태평양에 추락했다. 같은해 미국 초고층대기관측위성(UARS), 독일 뢴트겐 위성이 각각 태평양과 인도양 벵갈만에 추락한 바 있다. 특히 뢴트겐 위성은 한때 중국 베이징을 직격할 것으로 알려져 큰 우려를 낳기도 했다. 지난 50여년간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연소되지 않고 지상 또는 바다에 추락한 우주쓰레기의 파편의 총 질량은 약 5400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우주쓰레기의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그 실태와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번 중국 우주발사체처럼 추락시점·지점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대기권 재진입 시점과 위치를 정밀 예측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과거 다른 인공위성들이 추락한 사례를 보면 대기권 재진입 6개월 전이라 해도 10주 정도의 정밀도로밖에 예측할 수 없다. 물론 재진입 시간이 임박할수록 시점을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지만, 추락 일주일 전이라 해도 사흘 이내로 그 범위를 좁히기는 어렵다.

현실로 다가온 ‘우주쓰레기’ 추락 위협…얼마나 위험할까? [깨알]
현재 우주공간에는 3만6천여개의 우주쓰레기가 떠돌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주쓰레기는 가벼운 파편인 경우 시속 30km, 무거울 경우 시속 300km까지 나간다. 국지적으로 바람이 불 경우 가벼운 조각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으며, 떨어지는 파편을 더 멀리까지 퍼뜨려 사람이 수거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우주쓰레기는 영원불멸의 존재는 아니다. 지구 비대칭 중력장, 대기저항 등의 영향을 받아 시간이 지나면 점차 고도가 낮아지며 지구 대기권에 진입, 마찰열에 의해 소멸된다.

이때 잔해물은 한계점에 도달에 부서지기 시작한다. 폐기된 인공위성을 이루는 주요 구조체가 용융점보다 높아져 작동을 멈추거나, 극단적인 경우 탱크에 있는 연료나 고압가스가 폭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공기저항과 고열에 의해 몇 개의 조각으로 해체된 뒤, 이어 더 작은 파편으로 부서진다. 불타거나 부서지지 않은 파편은 낙하속도가 떨어지면서 열이 식기 시작해 땅에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전체 무게의 10~40% 정도가 땅에 떨어지지만, 그것은 위성의 자료와 구조, 모양, 크기, 그리고 무게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들면 스테인리스스틸이나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텅 빈 연료탱크는 용융점이 높기 때문에 대부분 살아남는다. 반대로 알루미늄과 같은 용융점이 낮은 부품은 땅에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

현실로 다가온 ‘우주쓰레기’ 추락 위협…얼마나 위험할까? [깨알]
[123rf]

전문가들은 사람이 추락 위성에 의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확률은 극히 낮다고 말한다. 이론적으로 대기권 재진입 이후 인공위성 파편이 타지 않고 떨어지는 양과, 위성 궤도를 따라 추락하는 지역의 총 면적을 계산할 수 있다.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우주쓰레기의 대부분은 대기권 진입하면서 조각조각 불타면서 지구상에 떨어지는 것은 작은 부스러기 형태”라며 “지구의 70%가 바다이기 때문에 실제 도심에 떨어져 피해를 유발할 확률은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다만 스페이스엑스와 같은 민간우주개발이 활성화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향후 우주쓰레기의 위험성이 커질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실로 다가온 ‘우주쓰레기’ 추락 위협…얼마나 위험할까? [깨알]
블루오리진의 우주관광 로켓 '뉴셰퍼드' 발사 장면.[출처 블루오리진]

한편 인공위성 발사국은 자국에서 발사한 모든 우주물체에 대해 국제적인 책임을 진다. 즉, 국가 A의 영토에서 발사됐거나, 국가 A의 시설에 의해 발사됐거나, 아니면 국가 A가 발사하도록 조치한 경우, 국가 A는 해당 우주물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와 그 결과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지도록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