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볼만한 건 다 봤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 2월 1000만명을 돌파했던 이용자 수가 두 달 만에 90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효과가 시들해지면서 신규 구독자 수 확보에 한계에 부딪혔다.
11일 데이터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991만명으로, 전달(1052만명) 대비 61만명 감소했다. 2월 1001만명 MAU를 기록하며 국내 서비스 중인 OTT 가운데 최초로 ‘1000만명 고지’를 넘은 지 두 달 만이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했지만 신규 가입자를 추가 유치하는 데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달 신규 설치기기 대수는 35만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이후 최저치다(안드로이드 기준). 특히 올해 들어 신규 설치기기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넷플릭스 이용자 수가 급증했던 지난해 3월에는 신규 설치기기가 133만대에 달했다.
넷플릭스의 성장 둔화는 국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지난 1분기 넷플릭스의 글로벌 신규 구독자 수는 397만7000명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1576만명)의 25%에 불과하다. 시장 예상치인 620만명에도 한참 못 미쳤다. 오는 2분기에는 신규 구독자 수 증가가 100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넷플릭스는 밝혔다.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확대한다. 올해 아시아 콘텐츠 제작 관련 지출을 배 이상 늘린다. 특히 한국 콘텐츠에 약 5억달러, 우리 돈 5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청자 유입과 성장을 위해 한국 콘텐츠는 필수적”이라고 투자 확대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요금 인상, 계정 공유 금지 등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 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표준요금제와 프리미엄 요금제를 각각 7.5%, 12.5% 인상했다. 30일 무료 체험 혜택도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완전히 종료됐다.
여러 명이 한 계정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을 막는 계정 공유 금지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현재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4500원) 사용자는 최대 4명까지 접속할 수 있다. 약관상 계정 공유는 가족구성원·동거인으로 한정돼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지인은 물론, 인터넷 등을 통해 계정을 공유하며 이른바 ‘넷플릭스 품앗이’를 통해 이용료 부담을 낮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