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11일 초선·청년 인사가 경쟁 상대로 거론되는 일을 놓고 “동네 뒷산만 다니면 에베레스트를 오를 수 없다”고 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자가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젊은 초선급의 약진이 눈에 띈다”고 하자 “설악산과 지리산 등 ‘중간 산’도 다닌 사람이 원정대장을 맡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5선 중진이자 직전 원내대표 출신의 경륜을 앞세운 것이다.

그는 “아마 TV 토론 등에 주기적으로 나오는 데 따라 정치 이력은 짧아도 이름이 많이 알려져 꽤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곧 있을 대선은 대한민국 명운이 걸렸고, 우리 당도 정권을 되찾아 존속할 지 10년 야당이 될 지 기로에 서는 순간”이라며 “(이번 당 대표 선거를)개인의 정치적 성장을 위한 무대로 삼아선 안 된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두는 주 전 원내대표가 당 대표로 오르면 현재 울산 남구을을 관리하는 김기현 원내대표와 함께 영남 ‘투톱’이 돼 당 자체가 ‘영남당’으로 비춰지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물음에는 “자해적 발상”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당원들이 이런 말을 하는 자체가 프레임에 스스로 걸려드는 해당 행위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출신 지역을 갖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구태”라며 “우리가 어려울 때마다 열렬히 지지하는 분들을 모욕하고 언짢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직전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모두 호남이었다”며 “지금도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호남이고,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대선 후보들도 모두 호남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에 ‘호남당’이라고 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라고 했다.

나아가 “수도권 출신의 투톱이 선거를 치른 일도 있었지만 참패했다”며 “지역이 어떻다고 하는 것 자체가 무용한 논란”이라고 강조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복당 절차를 밟겠다고 공식 선언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에 대해선 “이미 권성동·김태호 의원은 같은 조건에서 복당을 허가 받았다”며 “이 문제를 오래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열린 태도를 취했다.

그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대통합은 승리에 꼭 필요하다”며 “홍 전 대표가 복당을 하더라도 우리 당에 마이너스를 갖고 오는 일은 스스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