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중국이 지난달 쏘아올린 로켓의 거대한 잔해가 8일에서 9일 사이에 대기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군은 잔해의 추락 예측지점에 한반도가 포함되지는 않는다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온라인관측소 ‘버추얼 텔레스코프 프로젝트(The Virtual Telescope Project)’ 전문가들은 지난 6일 새벽(현지시간) 중국의 ‘창정 5B 로켓’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
해당 물체는 지상에서 700㎞ 떨어진 지점에서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천문학자 지안루카 마시 박사는 “태양빛 탓에 ‘거대한 파편’을 촬영한 뒤 매우 극단적으로 보정해야 했지만 우리는 망원경으로 이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크기와 속도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버추얼 텔레스코프 프로젝트 천문학자들은 해당 물체의 속도와 외형 등으로 미뤄봤을 때 이 물체가 중국 창정 5B 로켓의 일부라고 결론 내렸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9일 모듈 ‘톈허(天和)’를 실은 로켓 창정 5B를 발사했다. 그러나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일부 잔해가 지구에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추락 위험에 대비해 한국 공군은 7일 미국 우주사령부 연합우주작전센터와 공조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공군에 따르면, 로켓 잔해는 무게만 22.5t에 달한다. 7일 현재 지구 상공 약 280㎞에서 매일 1~2㎞가량 지구로 근접해 8~9일께 대기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군 우주정보상황실장 최성환 중령은 “창정 5B호의 잔해 일부가 한반도로 떨어질 확률은 매우 낮지만 본궤도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어 추락 예상 시점과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공군은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사전에 대비해 미 연합우주작전센터와 공조하에 신속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로켓 잔해가 한반도에 떨어질 확률이 낮다고는 하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로켓 잔해의 추락 후보지로 미국 뉴욕, 스페인 마드리드, 중국 베이징, 칠레 남부와 뉴질랜드 웰링턴 등이 꼽히고 있다. 대륙을 대표하는 대도시들이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유럽우주국(ESA)도 잔해가 떨어질 만한 예상 범위가 북위 41도와 남위 41도 사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기권 진입 및 추락 지점이 확실히 예측되지 않아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