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도 즐겼을 것” 등 남자라는 이유로 2차 가해 ‘극성’

전문가 “성별 관계 없이 누구나 성폭력 피해자 될 수 있어”

“남자가 강간당했다고?”…‘여교사 성학대 학생’에 잇단 2차 가해[촉!]
[망고]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자신을 가르치던 전직 교사에게 수개월에 걸쳐 성적 학대를 당한 중학생에게 2차 가해가 심화되고 있다. 피해자가 남학생이라는 이유로 성학대를 당할 리 만무하다는 게 2차 가해를 가하는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7일 온라인에서는 이슈가 재점화된 ‘중학생 제자 성학대 여교사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가 쏟아지고 있다. 해당 기사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성적 희롱 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그 남학생도 즐겼을 거 아니냐’ ‘남학생이 강간을 당했다는 게 말이 되냐’ ‘같이 즐기고 처벌받은 여교사만 불쌍하다’ ‘남자인데 무슨 성폭행이냐, 합의하에 관계한 거지’ 등의 글을 올리며 피해자가 남자이기 때문에 성적 학대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장은 “성폭력 피해는 누구에게나 가해질 수 있는 것으로, 성별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며 “남성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될 수 없다며, 2차 가해를 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최근 항소심 공판이 열리면서 이슈가 재점화됐다. 지난 4일 서울고법 형사12-1부(부장 최봉희) 심리로 열린 전직 기간제 교사 A(39)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범행 사실은 모두 인정하나 날짜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사건이 발생한 일부 날짜가 2018년 11월이 아닌, 2019년 2월이라며 정정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2월 1심 선고공판에서 인천지법 제13형사부(부장 고은설)는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의 한 중학교 담임교사인 A씨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자신의 학생이던 중학교 3학년 B(당시 15세)군을 7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갖는 등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B군이 중학교 1학년 때 겪은 학교폭력 피해 등으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 B군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했고, B군이 자신을 거부하면 신경질을 내고 뺨을 때리기도 했다.

A씨의 성폭행 등으로 B군은 극심한 불안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렸고, 심지어 자해와 심한 우울감으로 일상생활은 물론 학교생활을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가 강간당했다고?”…‘여교사 성학대 학생’에 잇단 2차 가해[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