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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의대생 사망’ 의문 여전…“친구 흙묻은 신발 버렸다”
친구 ‘신발의 흙’ 위치확인 단서
국과수 “귀 뒷쪽 자상 사인 아냐”
정밀검사 결과 부검 15일 뒤에

“정민이 친구가 사건 당시 신었던 (자신의) ‘신발을 이미 버렸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엿새째 되던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의 아버지 손현(50) 씨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당시 아들과 있던 친구 A씨 아버지가 “(아들의) 신발이 더러워서 애엄마가 버렸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정민씨 부모가 통화를 통해 “(사건 당시 더러워진 바지는 빨았을 테고) 신발은 좀 볼 수 있느냐”고 묻자 A씨 아버지는 듣자마자 바로 “(A씨 엄마가 더러워서) 신발을 버렸다”고 했다는 것이 아버지 손씨의 전언이다. 정민씨와 A씨가 함께 있던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단서인 ‘흙 묻은 신발’이 없어지면서,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열쇠’가 하나 사라져 아쉽다는 뉘앙스였다. 아버지 손씨는 ‘왜 A씨의 부모가 신발을 버렸는지’ 물어보지는 못했다고 했다.

정민씨 부모가 신발을 볼 수 있는지 문의한 이유는 A씨가 사고 이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옷과 신발이 더러워졌다는 취지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A씨는 정민씨 부모와 만난 자리에서 “(만나서 같이 있을 당시) 정민이가 혼자 달려가다가 언덕에서 굴렀다”며 “그래서 (그 언덕에서 정민이를) 끌어올렸다. 물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옷과 신발 모두 흙이 묻었다고 부연했다.

‘정민씨가 요즘 어땠는지’ 질문에 A씨는 또 “(개강 후 과제와 친구관계로) 정민이가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정민씨 부모에게 말했다. 이에 아버지 손씨는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할 아이는 아니다”며 “(A씨를) 만나러 엘리베이터로 나가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인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현장에서 동성(同性)친구인 A씨와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실종 기간이 길어지며 경찰은 기동대·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드론·수색선 등을 동원해 집중 수색을 벌였고, 가족들은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아들(정민씨)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정민씨의 시신은 실종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오후 3시50분께 실종 장소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발견됐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54) 씨는 “실종 후 사흘간 만조로 한강이 하류에서 상류로 역류했다“며 “이후 다시 물이 빠지면서 시신이 실종 위치 인근으로 떠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사인과 관련해 아버지 손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육안 감식 결과, (아들의)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자상이 2개 있지만 (이 상처가) 두개골을 파고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뭐로 (뒤통수를) 맞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상이) 직접 사인은 아니라고 한다”며 “시신에서 ‘뺨 근육’이 파열된 흔적이 보였고 치아는 괜찮은 상태였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국과수는 1차 구두 소견에서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이달 1일 부검에서 채취한 시료를 정밀 검사해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정밀검사 결과는 부검 후 약 15일 뒤에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유족 측이나 정민씨 친구 측을 불러 조사하진 못한 상황”이라며 “지금 단계에서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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