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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포털이냐 공영방송이냐…언론개혁 與野 ‘동상이몽’ [정치쫌!]
김의겸 “민주당 맛갔다는 기사가 메인에 오래…”
“네이버·다음 포털 악취…공공 포털 만들어야”
“조중동 보수언론 독과점, 기울어진 운동장”
김근식 “‘정부 입김’KBS·MBC·YTN·연합뉴스는?”
“보수에 유리하면 악취고, 진보에 유리하면 아니냐”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언론개혁을 주창해온 범여권에서 '공공포털'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 가운데 야권은 공영방송에 정부 입김이 작용하는 시스템을 뜯어 고치는 게 진정한 언론개혁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여야가 생각하는 '언론개혁'의 대상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향후 이어질 대선 국면에서도 언론개혁이 계속 논쟁거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與 원내대표 "방역-민생 앞바퀴, 검찰-언론개혁 뒷바퀴" 예고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친문 강경파를 중심으로 4.7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180석을 몰아줬는데도 검찰개혁-언론개혁 등을 제대로 못한 것"에 있다는 취지의 해석이 적지 않게 나왔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30일 마지막 비대위 회의를 열며 "코로나19 방역과 민생 회복을 앞바퀴에 걸고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뒷바퀴에 배치해서 서로 조화와 균형 이루면서 빈틈없이 힘차게 앞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검찰-언론개혁 작업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최근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로 여의도에 입성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연일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최근엔 '공공포털'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그는 지난 27일 언론개혁 정책 토론회에서 “(포털에서) 거대 보수언론의 헤드라인 노출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정부 기금으로 지원만 하고 운영과 편집은 간섭하지 않는 ‘열린뉴스포털’을 만들자”고 했다.

김 의원은 “현재의 포털은 일종의 ‘정치적 포르노’에 비유할 수 있다”며 “가학성과 선정성, 패륜적 조롱에 타락했고, 질낮은 기사가 모이고 고여 악취를 풍긴다”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 뉴스 편집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野 "포털 편집은 알고리즘이 하는데…포털통제로 언론장악?" =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김 교수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은 민간의 자율성과 알고리즘이 결합돼 각자의 방식으로 뉴스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김 의원의 '공공포털' 구상이 정부 입맛에 맞는 뉴스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 [연합]

김 교수는 특히 김 의원이 서울 흑석동 투기 문제로 청와대 대변인직을 내려놓았던 점을 꼬집으며 “부동산투기의 신공을 과시했던 ‘흑석선생’께서 어렵사리 국회의원 되더니, 드디어 포털통제로 언론장악의 대미를 장식하려는 모양”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같은 당 원희룡 제주지사도 “TBS 김어준 방송이 균형 잡는 방송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언론개혁을 이야기하면 어떤 내용을 이야기 하든지 간에 '개혁'이라 쓰고 '장악'이라 읽는다”며 “진정한 언론개혁은 자기에게 비판 보도를 하는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방향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비판을 더 허용하고 강화하는 방향이 돼야한다”고 저격했다.

▶라디오서 맞붙은 김의겸-김근식…"보수언론 독과점" vs "KBS·MBC·YTN은?" = 김의겸 의원과 김근식 교수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직접 맞붙었다.

김 의원은 먼저 국내 언론 지형이 보수 쪽으로 기울어졌다면서 "보수매체와 진보매체 5:5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한 7:3만 돼도 괜찮은데 현재 언론지형은 이른바 조중동 중심의 신문과 조중동이 차지하고 있는 종편 중심의 독과점 체제"라며 "보수매체의 논조 자체도 편향의 정도가 선을 넘어서기 시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교수는 "신문은 다 민간 신문 아니냐. 신문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보수적 구독자들이 많기 때문에 보수적 성향의 신문이 많이 팔릴 수 있는 거고, 많이 보게 되는 것"이라며 "그걸 언론의 전반적인 지형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한민국 전체 국민들의 정치적 성향을 이의제기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국민들의 자유로운 구독 속에 보수언론의 영향력이 큰 것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얘기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오히려 언론개혁의 대상이 정부의 입김이 들어가는 '공영언론'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방송은 KBS, MBC, YTN, 연합뉴스TV 등과 국가기간 통신사인 연합뉴스 등은 정부가 직접 임명권을 행사하거나 정부 출연기관이 대주주로 돼 있기 때문에 여전히 정부 개입 통로가 있다"며 "보수-진보정권을 막론하고 입맛에 맞는 사람을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KBS, MBC, YTN은 지난 10년 동안 MB정부의 언론장악, 또 종편 허용을 위한 국회 날치기, 이런 걸 통해서 사상 최장 기간의 파업을 하지 않았느냐"며 "문재인 정부가 방송과 공영언론에 예전처럼 영향을 가하고 친정부적인 보도를 하도록 영향을 가한다면 이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모독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기자, PD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민주당 맛갔다는 기사가 메인에 오랜 시간"…김근식 "이분법적 사고" = 김의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포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유튜브에서 여당 대권주자들에 내린 독설 발언을 소개한 기사를 예로 들었다.

김 의원은 "‘이낙연 멍청, 정세균 매력 없어, 이재명도 쉽지 않아. 민주당은 완전히 맛이 갔다’ 이런 기사가 네이버 메인에 오랜 시간 떠 있었다"며 "기사 출처인 조선일보 사이트 헤드라인에는 걸려 있지 않고 다음날 종이신문에도 기사가 없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 낮은 기사를 만들고 그리고 포털에다가 투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근식 교수는 "뉴스 생산자(언론사)와 뉴스 유통자(포털)가 분리되면서 생겨난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 보수 진영에 유리한 기사가 나왔으니 '악취'고, 진보 진영에 유리한 기사 내용이 뜨면 '악취가 아니다'라고 보는 이분법적인 생각은 좀 벗어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전반적인 포털 뉴스 기사가 종이신문이라든지 정제된 방송사의 정규 뉴스시간에 리포트가 되는 기사보다 질이 떨어진다라는 것은 저도 일부 인정은 한다"면서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인터넷 시대, IT시대 현상으로 전반적인 뉴스기사의 질 저하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개선할 것인가를 생각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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