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컴퍼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디즈니+)의 한국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애플TV플러스(+)의 한국 상륙도 가시권에 들고 있다.

넷플릭스에 이어 글로벌 공룡 OTT 서비스의 공세가 더 거세지면서 안방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토종 OTT 간의 협력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KT·LGU+ 막판 협상…거세지는 해외 OTT 영향력=디즈니플러스와 손을 잡기 위해 KT와 LG유플러스의 물밑 협상이 치열한 상태다.

당장 디즈니플러스는 이달 30일 이후 토종업체 웨이브에 제공하던 자사 콘텐츠 공급을 중단한다. 이달 말부터 웨이브에서 어벤져스를 포함한 마블 시리즈와 스타워즈, 겨울왕국 등 100여편의 디즈니 콘텐츠를 볼 수 없다. 디즈니플러스 자체 서비스의 한국 진출을 위한 막바지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즈니플러스는 늦어올 올 하반기에 국내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까지 한국 시장 공세를 본격화할 경우, 국내 OTT는 ‘해외 OTT 쏠림현상’이 더 극심해질 우려도 있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시장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넷플릭스가 637만5000명으로 독보적 1위다. 2위 웨이브(344만2000명)와 300만명 가까이 격차가 나타난다.

여기에 애플TV플러스까지 국내 진출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세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

▶토종 OTT ‘합종연횡’할까=업계에선 글로벌 공룡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 간의 합병 필요성까지 제기된다.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 속에서 토종 OTT 단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가 더욱 어려운 시점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토종 OTT 간의 합병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던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웨이브와 티빙이 합치면 넷플릭스를 이길 수 있다”며 합병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토종 OTT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자체 경쟁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KT와 티빙도 2023년까지 각 4000억원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OTT 단독으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를 대항하기는 역부족”이라며 “토종업체들 간의 다양한 협력 방안들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의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자체 투자와 함께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손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제휴한 LG유플러스, KT는 디즈니플러스와 손을 잡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일찌감치 디즈니플러스와 선을 그은 SK텔레콤은 토종 OTT의 협력 필요성을 계속 제기하는 한편, 애플TV, 아마존 등과의 협력도 적극 모색 중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애플TV와 협력하고 있으며 아마존프라임과도 당연히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