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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카 휩쓸고도 SNS ‘투명 인간’된 中 감독

클로이 자오 감독. [로이터]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오스카 휩쓸어도 안 봐준다. ‘반중 발언 논란’ 클로이 자오 감독, 중국 온라인서 삭제!”

중국 출신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투명인간’ 신세다. 과거 중국을 비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소식 전파가 차단됐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도 클로이 자오 감독의 수상 소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자오 감독은 ‘노매드랜드(Nomadland)’로 지난 25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았다. 이어 노매드랜드의 주인공 프랜시스 맥도넌드가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며 ‘노매드랜드’는 3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중국 포털과 SNS에서 자오 감독의 중국어 이름(자오팅·赵婷)이나 영화의 중국어 제목은 사실상 금지어 신세다. 26일 오전 중국의 트위터 웨이보에 자오 감독의 수상 소감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신속하게 삭제됐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 감독의 이름을 검색해도 오스카상 수상 기사는 발견되지 않는다.

영화 ‘노매드랜드’의 한 장면. [연합]

과거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며 ‘반중’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자오 감독은 지난 2013년 미국 잡지 ‘필름메이커’ 인터뷰에서 “중국은 거짓말투성이였기 때문에 10대에 고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올해 초 호주의 온라인매체와 인터뷰에서는 “지금 내 나라는 미국”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중국 내 여론은 급격하게 식어 ‘노매드랜드’ 중국 내 개봉까지 취소됐다.

반중 발언 논란에 자오 감독에 대한 온라인 검열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웨이보는 중국 당국의 엄격한 검열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게시물이 자주 삭제된다.

자오 감독의 수상 시청까지 차단됐다. 로이터통신은 상하이에서 약 30명이 바에 모여 온라인으로 시상식 생중계를 시청하려고 했지만 일부 해외 사이트 접속에 필요한 가상사설상(VPN) 접속이 차단됐다고 보도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자오 감독의 수상과 온라인 검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외교 문제가 아니다”며 답을 피했다.

한편 자오 감독은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으며 작품활동은 미국에서 펼쳤다. 영국 런던 사립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학교에 다녔고, 뉴욕대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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